[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한국 프로야구도 미국 메이저리그(MLB)처럼 시각장애인 관중을 위한 편의기능이 도입된다.
바로 ‘중계 음성 지원 시스템’인데, 이는 경기 상황을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을 음성으로 중계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방송 중계는 실시간 경기보다 한 템포 늦게 송출되기 때문에 경기장 내에서 시각장애인이 방송 중계만으로 경기를 즐기기 어렵다. 한 선수가 홈런을 치면 옆 자리 관중들이 모두 “와~”하며 함성을 지르지만, 방송에서는 아직 홈런 상황을 중계하지 않아 구장에서 직관하는 시각장애인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7월, 시각장애인인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와 경기를 관람하며 장애인의 프로야구 경기장 관람 시 불편사항 및 고충과 개선방안에 대해 허 총재와 함께 논의했다.
이 논의가 결과적으로 의미있어졌다. KBO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KBO 리그 구장 내 시각장애인 관람객 중계 음성 지원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할 사업자 선정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중계 음성 지원 시스템 사업 추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알렸다.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KBO 신산업팀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오는 5월 업체 선정이 완료되면 올해 7월 중으로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단체지원금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 예산은 2억5000만원이다.
당초 예산상의 문제로 KBO리그에 도입이 어려웠지만,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한 장애인 스포츠관람권 보장을 위한 ‘스포츠산업진흥법개정안’이 올해 1월 문체부위원회 통과 승인을 받으며 장애인 관중을 위한 예산이 추가 투입됐다.
MLB의 경우, 미국 ‘장애인법’에 따라 장애인의 스포츠 관람권 보장을 위한 여러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도 소형 패드 화면에 실시간 경기 중계 자막이 제공된다. 이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관중을 위한 버스와 택시 서비스, 그리고 구장 내 매점과 편의시설에 커다란 점자 글자판과 글자를 읽어주는 음성 서비스가 있다.
이번 KBO ‘중계 음성 지원 시스템’ 사업은 한국 프로야구도 미국 프로야구처럼 모두가 차별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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