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배우 성룡의 대표작인 ‘취권2’를 보면 주인공에게 극 중 아버지가 “가능하면 취권을 사용하지 말라”며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취권의 위력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했는데 바로 나오는 설명이 아주 교훈적이다.

“술에 취하면 맞아도 아픈 줄을 모르는 데다 안전을 위해 몸 스스로 정해놓은 한계를 넘어서 움직이려 하기 때문에 결국 적을 쓰러트리고 이겨도 자신의 몸이 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끔 “취객이 시비를 걸었다”며 대처 방법을 묻는 수련생들이 있는데, 필자는 그 때마다 위와 비슷한 이유로 “취한 사람과는 싸우지 말고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라”고 답한다.

실제로 술에 심하게 취한 사람은 일반적으로는 큰 충격을 받을 만한 타격을 맞거나 기술에 걸려도 아픈 줄을 모르고 계속 달려든다. 이런 상대를 제압하려면 정말 한번에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는 강한 공격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는 신체 어딘가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다칠 정도의 수준이다. 설사 취한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해도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또한 취한 사람은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가오지 말라고 슬쩍 민 정도에도 휙 넘어가 쓰러지며 크게 다칠 수 있다. 사건사고 뉴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취한 사람들끼리 싸우다가 한쪽이 넘어지며 과실치사가 되는 경우가 그 예다.

최근에는 ‘취한’ 사람의 경우가 하나 더 늘어났다. 술에 취한 사람이 아닌 ‘마약에 취한’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마약과 관련해서 청정국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마약 관련 사건 뉴스가 너무 자주 들린다. 마약에 취한 사람도 술에 취한 사람처럼 일단 피하는게 중요하다.

특히 마약은 주성분이 마취제 혹은 진통제와 근본적으로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설픈 공격을 하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마약에 취한 사람은 환각에 빠져 상식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함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호신 기술로 대응하려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마약에 취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혹은 마약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클럽 등)에서 누군가 시비를 건다면 재빨리 그자리를 벗어나는게 가장 좋은 호신술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서 밤늦은 시각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술에 너무 취해서 인도 위에 쓰러져 잠이 든 사람도 자주 보인다. 뉴스에서는 대낮에 마약에 취한 채 운전을 해 인명사고를 냈다거나 십대 청소년들에게까지 마약이 침투하고 있다는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온다.

왜 이렇게 ‘취한’ 사람들이 많아질까. 이런 ‘취한’ 사람들의 위협으로부터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그 무엇에든 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야 할 시점이다.

노경열 JKD KOREA 이소룡(진번) 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표

노 관장은 기자 출신으로 MBN,스포츠조선 등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절권도는 20년 전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JKD KOREA 도장을 운영 중이다.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