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서세원, 영결식 이어 발인식 엄수
코미디언 선후배들 찾아 발인식서 눈물
서동주 “자리해 주셔서 감사” 가족대표로 인사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코미디언 고(故) 서세원이 파란만장했던 생을 뒤로 하고 항년 67세로 영면에 들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개그맨 서세원의 영결식과 발인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수많은 연예계 동료가 함께한 가운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추도예배 후 이용근 방송코미디협회 사무총장의 약력 보고,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의 추모사와 박문영 문영그룹 회장의 추도사, 가족 대표 인사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이용근 방송코미디협회 사무총장이 나서 고인이 남긴 업적에 대해 읊었다. 이용근은 “1956년 3월18일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9년 TBC 라디오를 통해 데뷔한 후 MBC에서 주로 활동했다”며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대중문화예술에 업적을 남기고 가셨다”고 말했다.
추모사는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회장이 낭독했다. 엄영수 회장은 “1981년 6월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 먼 땅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한 줌의 재가 돼 우리 앞에 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개그의 새 시대를 연 고인은 모든 것을 안고 세상을 떠난다. 같이하지 못하는 슬픔만이 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가족 대표로 나선 딸 서동주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자리해 주셔서 대표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아버지와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같이 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이 자리를 지켰다. 자리하신 분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영결식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김학래와 선후배 동료들은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를 불렀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는 고 서세원이 불러 유행이 되었던 노래다.
김정렬은 “슬픔만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숭구리 당당 춤을 추기도 했다. 김정렬이 숭구리 당당 춤을 추자 영결식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후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을 시작으로 헌화가 진행됐다. 연예계 동료 선후배들과 가족들은 헌화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고 서세원의 장례식은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서 진행됐다. 장례는 한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졌으며, 코미디언협회장 엄영수가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3일간 빈소에는 딸 서동주와 코미디언 김학래, 조혜련, 박성광, 가수 이동기를 비롯해 이용식, 가수 남궁옥분,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진우 기자 등이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가수 설운도, 코미디언 임하룡 등 고인의 생전 연예계 동료들이 보낸 근조화환들도 놓였다.
한편 서세원은 지난달 20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956년에 태어난 서세원은 1979년 TBC 라디오를 통해 데뷔한 후 MBC에서 주로 활동했다. ‘영11’,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면서 개그맨 겸 MC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서세원쇼’로 KBS 코미디 대상을 받았으며 1997년엔 문화체육부 장관상 표창도 받았다. 개그맨, 방송 진행 외에도 연기자와 영화 기획 및 제작자로도 활동해 연예계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렸다.
그러나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 방송사 PD 등에게 홍보비 명목의 뒷돈을 건네고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2006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일련의 사건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서세원은 이후 목사로 변신해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에는 전처인 모델 출신 방송인 서정희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서세원은 이 사건으로 2015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합의 이혼했다.
사건 이후 사실상 연예계에서 은퇴한 서세원은 1년 만인 2016년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재혼해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현재 아내와의 사이에 딸을 두고 있다.
2020년에는 캄보디아에서 미디어 사업을 포함해 약 3조 원에 달하는 부동산 건설 사업 건을 따 사업가로 활동 중이라는 근황이 전해졌다. 최근까지 캄보디아의 한 교회에서 예배하고 목사로서 신도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인은 생전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에게 투자금을 빌려줬다는 채권자 A씨는 지난 1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찾아오기도 했다.
A씨는 “고인이 채권 금액을 변제한다고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일부는 변제를 했지만, 남은 금액을 받지 못했다”라며 “이렇게 가버리셔서 누구한테 남은 금액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세원은 전처 서정희와의 사이에서 방송인 겸 미국 변호사로 활동 중인 딸 서동주와 아들 서동천(미로)을 뒀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