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혈액암 투병 중인 배우 안성기가 지난해 세상을 타계한 배우 고(故) 강수연을 추모했다.

안성기는 7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개최된 고(故) 강수연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 개막식에 참석했다. 절친한 배우 박중훈과 함께 무대에 오른 안성기는 다소 힘겨운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항암치료를 마친 그의 머리는 백발이 성성했다.

안성기는 “다 나았다고 하지만 목소리가 아직 힘들다”고 운을 떼며 “추모전을 기획하면서 추모전이 잘 진행 됐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잘 안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됐다. 강수연 씨가 이 자리에는 없지만 어디에서든지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건네받은 박중훈은 “난 강수연 씨와 동갑이다. 20살 때 처음으로 영화를 같이 찍었다. 강수연 씨가 아역배우로 활동해 연기 경력으로는 큰 선배님이다”라며 “강수연 씨는 아주 다양한 성격과 다양한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20살 때 사극영화 촬영을 할 때 ‘사람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싶었다. 직접 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반면 실제 생활은 검소했다. 어려운 곳에는 크게 마음을 쓰는 통큰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박중훈은 “고인이 오랜 시간 배우로 살며 힘든 순간이 있었을텐데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소모임이 있어서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마친 뒤 다같이 만나자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부고에 깜짝 놀랐다”며 “1년이 됐는데 슬픔이 가시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영원히 기억하고 가슴에 담는 것 뿐이다”라고 했다.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중훈은 “모든 배우의 추모전을 다 같이 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강수연 씨 만큼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슴에서, 기억에서 벗어나지 않는, 항상 남아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잘 의논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낳은 첫 번째 월드스타 강수연은 지난해 5월 7일, 55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계는 오랜 시간 한국영화계의 자존심이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을 기획했다.

추모전은 9일까지 메가박스 성수에서 이어진다.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씨받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아제아제바라아제’, ‘경마장 가는길’, ‘그대안의 블루’, ‘송어’, ‘주리’, ‘정이’등이 상영되며 고인과 함께 촬영했던 배우들의 무대인사와 스페셜 토크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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