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수차례 무산된 메이저리그(MLB) 한국 입성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올스타팀 방문, 혹은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시즌 경기를 서울에서 열 계획이다. MLB 사무국이 내년 3월 서울 고척돔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개막시리즈를 구상 중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MLB가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서울에서 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소는 김하성의 친정팀인 키움의 홈구장, 고척돔이 유력하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개막시리즈 2경기를 고척돔에서 치를 계획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 또한 “내년 3월 서울에서 MLB 개막전을 추진 중이다. 장소는 날씨 등을 고려해 고척돔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전에 추진했던 KBO리그 미국 개막전은 보류 상태다. KBO리그 미국 개막전보다는 MLB 한국 개막전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 혹은 추진은 이전부터 꾸준했다. 수년 전부터 MLB 올스타 고척돔 경기가 계획됐고 지난해 겨울에는 티켓 판매까지 이뤄졌다. 알버트 푸홀스의 마지막 경기가 지난해 11월 고척돔 MLB-KBO 올스타전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당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MLB 선수들의 몸값을 맞추려면 티켓 가격을 최소 한국시리즈 2, 3배로 책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지도는 MLB 올스타보다 특정 구단 선수들이 높다. 더불어 푸홀스 또한 올스타전을 통한 방한이 무산됐다. 예매율은 처참했고 결국 MLB 사무국 측에서 올스타전을 전격 취소했다.
그렇다고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KBO 또한 MLB와 스킨십을 유지했다. 올해 초 허구연 총재가 MLB 고위 관계자와 회동했고 그 자리에서 MLB 한국 개막시리즈 혹은 KBO리그 미국 개막시리즈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LG와 KIA가 LA에서 2024 개막시리즈를 여는 것을 구성했는데 KBO리그 미국 개막시리즈보다는 MLB 한국 개막 시리즈가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섰다.
MLB 사무국 입장에서는 최고의 흥행카드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류현진 다음으로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은 코리안 빅리거다. 매일 경기에 출장하는 만큼 개막시리즈 2경기 모두 출장할 수 있다. 김하성 입장에서도 빅리거 선수 신분으로 키움 시절 홈이었던 고척돔에 들어서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더불어 다저스는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MLB 구단이다. 과거 박찬호, 류현진이 다저스 선발진을 이끌었다. 현재 다저스 MLB 팀에 한국선수는 없지만 여전히 많은 야구팬들이 다저스 경기를 매일 시청한다. 클레이턴 커쇼는 지금도 한국 MLB 팬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MLB 한국 개막시리즈가 성사될 경우 개막시리즈에 앞서 KBO리그 팀과 고척돔 시범경기도 예상된다. 과거 일본에서도 MLB 개막시리즈가 열렸는데 당시도 일본프로야구 팀과 MLB 팀의 시범경기가 진행된 바 있다. 고척돔에서 키움 혹은 다른 KBO리그 구단이 샌디에이고, 다저스와 시범경기를 치르며 이 또한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MLB는 약 100년 전인 1922년에 한국에 방문해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당시 MLB 선수 3명과 마이너리그 선수 연합으로 팀을 구성했고 한국팀과 경기에서 23-3 대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3월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한국 개막전이 성사된다면, 102년 만에 한국에서 MLB 선수들이 경기를 치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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