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외국어 자막 제작 재능기부 공지
논란 커지자 글 삭제, 소속사 대리 사과
‘열정페이’ 합리화 부적절한 해명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배우 김태리 측이 외국어 자막 제작자를 재능 기부로 구인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사과했지만, 사과 자체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리는 지난해 5월 소속사인 매니지먼트 엠엠엠의 공식 유튜브채널에 브이로그 채널을 열었다. 제목은 ‘거기가 여긴가’ 였다.
솔직하고 털털한 김태리의 일상 모습을 가감 없이 담은 ‘거기가 여긴가’는 에피소드 별로 100만~300만뷰의 조회수를 올리며 팬들 사이에 인기를 모았다.
문제는 김태리가 ‘거기가 여긴가’를 보는 글로벌 팬들을 위한 자막 서비스를 팬들에게 ‘재능기부’로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김태리는 22일 자신의 개인채널에 “유튜브 댓글을 보니 정말 많은 나라의 팬분들이 계시더라. 모두에게 자국의 언어 자막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라며 “태리의 자막 제작 스피드가 너무나 답답하여 ‘내가 하면 금방인데?’ 생각하며 직접 번역에 뛰어들고 싶으신 각국의 숨은 실력자분들이 혹시 계시지 않을까? 그래서 따란~~ 이름하여 ‘이 번역이 거긴가’”라는 모집 공고를 올렸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는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곳에 양식을 채워주시면 저희 팀이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태리가 함께 올린 지원양식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으로 번역가를 모집하는 듯한 항목들이 올라와있다. 해당 양식에는 구인공고에 가까운 수준의 질문이 담겼다.
해당 글이 공개 된 이후 “사적 콘텐츠에 재능 기부를 요구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태리는 곧바로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어 김태리의 소속사가 김태리를 대신해 공식 사과했다. 소속사 측은 “모든 시리즈 영상물에서는 광고를 포함한 그 어떠한 부분에서도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면서 “다양한 언어 자막 번역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것 역시 더 많은 해외 팬분들이 영상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러한 마음과는 다르게 저희의 부족함으로 다수의 분에게 불편함을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결단코 ‘거기가 여긴가’의 모든 과정에서 누군가의 마음이 옳지 않게 쓰이는 것을 바란 적이 없고, 지극히 당연하게 지급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당하게 지급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태리 본인의 입장도 아닌 소속사의 ‘대리해명’은 불씨를 더욱 키우는 반쪽 짜리 사과에 불과했다.
소속사는 유튜브 영상으로 얻는 김태리의 홍보 효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채널에는 김태리의 화보 현장 비하인드 등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영상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도 김태리는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홍보 효과는 수익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떠한 부분에서도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소속사의 해명은 재능기부라는 명목하에 열정페이를 합리화하려했다는 비난에 다시금 휘말렸다.
가수 겸 방송인 강민경의 경우 쇼핑몰 브랜드의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이자 직접 사과했다. 이후 각종 컨설팅을 받으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브이로그 등에서 보여진 성격때문에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김태리다. ‘열정페이’ 논란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역풍을 이겨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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