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에서 뛰는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가 유럽 데뷔 시즌에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예비 선수로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뒤 수원 삼성을 떠나 셀틱에 합류, 올여름 트레블 영광까지. 그야말로 축구 인생 ‘역전드라마’가 펼쳐졌다.
셀틱은 4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던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코티시컵 결승전에서 인버네스를 3-1로 완파했다. 지난 2월 리그컵에서 우승하고 정규리그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한 셀틱은 이날 우승으로 통산 8번째 3관왕 업적을 세웠다. ‘라이벌’ 레인저스(7회)를 넘어 스코틀랜드 프로축구팀으로 최다 기록이다.
오현규는 이날 결승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로 트레블 달성에 힘을 보탰다. 셀틱은 전반 38분 일본인 공격수 후루하시 교고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오현규는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후루하시 대신 교체로 들어가 6분 뒤 역습 상황에서 절묘한 침투 패스를 뿌렸다. 이 공은 칼럼 맥그리거를 거쳐 리엘 아바다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셀틱은 후반 39분 대니얼 매케이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 시간 조타의 쐐기포로 웃었다.
지난 시즌 K리그1 수원 삼성에서 한 시즌 14골(3도움)을 터뜨린 오현규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예비 선수로 참가했다. 비록 정식 선수로 뛰진 못했지만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등 유럽파 공격수 선배를 지근거리에서 관찰하며 더 큰 무대를 꿈꿨다. 마침내 셀틱에서 러브콜을 받은 그는 수원 구단과 협상 줄다리기 끝에 지난 1월 유럽행 꿈을 이뤘다.
유연한 성격을 지닌 그는 기대 이상으로 셀틱에 조기 연착륙했다. 올 시즌 하반기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후루하시의 백업 요원으로 경기에 출전했지만 리그에서 6골, 스코티시컵 1골 등 공식전 21경기(SPL 16경기·스코티시컵 4경기·리그컵 1경기)에서 7골을 터뜨렸다.
SPL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현규는 리그 평균 출전 시간이 50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6골을 넣어 83.3분당 1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1골을 기록한 셈이다. 슛 수는 21개였고 이중 절반에 달하는 10개를 유효 슛으로 연결했다. 유효 슛 대비 득점률은 60%다. 오른발로 4골, 머리로 2골을 기록했다.
오현규는 5일 귀국한다. 6월 A매치 2연전(페루·엘살바도르)을 대비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인 이날 오전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인데 오현규의 합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성공적으로 유럽 첫 시즌을 보낸 그의 고공 비행은 이제부터다. 차기 시즌엔 셀틱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A대표팀에서도 조규성(전북) 황의조(서울) 등 선배 골잡이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며 주력으로 거듭날 계기를 확실히 마련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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