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주=박준범기자]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소속 선수들의 SNS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13일 13일 강원도 원주 오크힐스CC에서 열리는 ‘2023년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석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선수들이 개인적인 SNS상에 물의가 되는 발언을 했다. 감독으로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지난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끝난 뒤 울산 소속 수비수 이명재의 SNS 계정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팀 동료 이규성, 정승현 등이 이명재의 SNS에 댓글을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 발언이 불거져 나왔다. 이규성은 이명재의 까무잡잡한 피부를 ‘동남아 쿼터’로 빗댔고, 박용우는 지난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팀 출신 수비수 사살락 이름을 거론,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남겼다.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고, 박용우는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울산 역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속 인원을 대상으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는 교육을 실시하겠다 면밀히 파악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도 울산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당사자인 사살락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비난도 많이 받았으나, 그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고 기다려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잘 해왔다고 내 입으로 말한 적이 없는데, 싸워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감독 역시 사살락과 태국 축구 팬께도 사과했다. 그는 “실명이 거론된 선수와 가족들, 소속팀 부리람 유나이티드 그리고 태국 축구팬 께도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짧은 기간 동안 전북에서 뛰었지만 전북 팬께도 죄송하다”라며 “인종차별이라는 게 축구를 떠나서 세계적인 문제다. 없어져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우리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선수단에서 (인종차별 발언) 재발 방지를 약속드려야할 것 같다. 모두가 프로 선수다. 다시 한 번 프로의 책임감과 무거운 인식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구단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