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피해를 보신 분들께 사과드린다.”
상습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가수 이루(40·조성현)가 1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정인재 재판장)은 15일 오후 1시 40분 범인도피 방조, 음주운전 방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과속 등 4개 혐의로 넘겨진 이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술을 마셨던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일관되게 (피고인이) 술을 마셨다고 말하고 있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전과가 없는 점을 참작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이후 이루는 법정을 나서며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피해를 보신 분들께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반성하며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1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이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1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검사 측은 “초범이지만 단기간에 음주운전을 반복해서 저질러 처벌 강화의 필요성이 있음을 고려해달라”라고 말했다.
이루는 지난해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다만 경찰은 당시 이루의 음주운전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동승자였던 프로골퍼 A씨에게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범인도피 방조)를 적용해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이루가 A씨의 음주운전 바꿔치기 제안에 동조한 정황을 포착했고, 이루에게도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첫 공판에서 이루 측은 혐의를 인정했지만 A씨의 제안을 수락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인도네시아에서 한류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국위선양에 공로가 있는 점, 모친이 치매를 앓고 있어 피고인의 보살핌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달라”고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알려진 뒤 이루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감형에 이용한 괘씸죄까지 얹어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태진아의 대표곡 ‘옥경이’로 잘 알려진 이루의 어머니 이옥경씨는 아들의 음주운전 공판 과정에서 치매 투병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이루는 이밖에도 지난해 12월 술에 취한 지인 B씨에게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도록 하거나, 같은 날 다른 지인의 차를 직접 음주 상태로 몰다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도 받는다. 당시 이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75%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이루의 말처럼 자신이 ‘한류의 주역’으로서 수많은 글로벌 팬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졌다면, 결코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본업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활약한 이루는 지난해 자체 최고 시청률 38.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KBS2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에서 주인공 이영국(지현우 분)의 친구 고정우로 출연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혐의가 밝혀지며 가수와 배우로서 커리어를 스스로 갉아었다. 지난 3월 첫방송된 KBS2 일일극 ‘비밀의 여자’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음주운전 논란으로 하차했고 공식 활동도 중단한 상태다.
이루의 범죄 사실이 알려지며 데뷔부터 물심양면 그를 도왔던 아버지 태진아까지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만약 이루가 진정으로 대중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면 ‘어불성설’ 선처를 호소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받아야할 처벌을 달게 받고 진심으로 반성하는게 우선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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