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박준범기자] 불가피했지만 결국 수비 불안만 노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대표팀은 전반 10분 만에 실점하며 끌려갔고, 후반 들어 공세를 펼쳤으나 만회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대표팀 수비의 핵심이라 불리는 김민재(나폴리)는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입소했고, 김영권(울산 현대)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수비 조합을 박지수와 정승현으로 메웠다. 양 측면도 이기제와 안현범이 기회를 받았다. 3선에는 황인범의 파트너로 원두재가 낙점됐다.

이들 포백 라인업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물론 전임 감독 체제에서도 서본 적이 없는 조합이었다. 심지어 안현범은 이날 A매치 데뷔전이었다. 그래서 인지 안현범은 위치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황인범과 호흡을 맞춘 원두재 역시 중원에서 공을 지켜내주지 못했다.

수비수 박지수가 고군분투했으나, 김영권과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골키퍼 김승규의 몇 차례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다만 후반에는 공수 밸런스를 찾으며 경기력을 다소 개선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자가 많았다. 여러 이유로 변화를 택해야 했다”라며 “전반 20~25분 정도는 고전했다. 우리 미드필더들이 일대일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바짝 압박하면서 경기를 풀어야 했다. 공간이 벌어졌다. 기술이 좋은 남미 팀을 상대로 하면 공간이 벌어지면 문전까지 쉽게 접근한다. 그 이후로는 제 모습을 찾아 조직력을 갖췄다”고 돌아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막판에는 스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주기도 했다. 대표팀은 오는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를 상대한다. 김민재와 김영권이 없었다는 것이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김민재와 김영권이 함께 뛰지 않는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안은 또 하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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