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조현우와 비교하는 건 무리죠.”
제주 유나이티드가 10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선방을 한 베테랑 골키퍼 김근배(37)는 겸손하게 말했다.
제주는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전,후반 연장까지 120분을 1-1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웃었다.
경기 내내 울산 공세를 제어하느라 바빴던 김근배는 승부차기에서 상대 일곱째 키커로 나선 박용우의 슛을 저지하며 팀이 이기는 데 주연 구실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울산의 국가대표 수문장인 조현우도 정규시간에 세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했고, 승부차기에서도 한 차례 막아내는 등 제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김근배는 베테랑답게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골문을 지키면서 ‘최후의 웃는 자’가 됐다.
그는 경기 직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해 “조현우와 나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나도 조현우를 좋아하고 응원한다”고 웃으며 “경기장 안에서는 나도 그 선수를 이기기 위해, 개인적으로 이기기보다 팀이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현우가 승부차기에서 하나 정도 막을 것으로 봤다. 그것에 흔들리지 않고 내 것을 준비하자고 여겼다. 나도 하나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제주의 주전 수문장은 김동준이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주말 전북 현대와 K리그1 20라운드를 대비해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김근배가 오랜만에 공식전에 나섰는데 팀을 구했으니 기쁨은 배가 됐다.
그는 “동준이와 오래 있었지만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 다만 나도 그가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다고 본다. 소통 많이 하면서 골키퍼끼리 단단해질 시간이 많았다”며 “동준이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여린 면이 있다. 서로 도움을 주면서 같이 강해지는 것 같다”며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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