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지난달 구속된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 초록뱀그룹은 최대주주의 퇴임과 더불어 그룹사 차원의 지배구조개선 등을 약속했다.
10일 서울 여의도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초록뱀그룹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세연 초록뱀미디어 부회장 겸 초록뱀그룹 경영위원회 의장은 “초록뱀 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초록뱀그룹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해당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와 의사결정 구조를 쇄신하고 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최대 주주 원영식 회장은 앞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사퇴한다”라며 “회사의 영업 활동 및 투자, 재무 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밝힌 초록뱀그룹의 구체적 쇄신 방안은 △최대 주주 원영식 회장의 퇴임 △그룹사 차원의 지배 구조 개선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 금지 △ 정관상 목적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 전개 등을 골자로 한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김 의장은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들과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그룹경영위원회를 경영 협의체로 삼아 그룹의 전략적 방향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각 계열사의 성장과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초록뱀그룹 측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메자닌 투자와 관련해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경영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분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계열사의 임시주총을 소집할 예정으로 초록뱀그룹의 모든 소속 회사는 정관변경을 통해 CB, BW, CPS 등의 메자닌 투자를 주총 결의사항으로 못 박음으로써 실질적으로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장은 “최대 주주의 구속으로 의해 초록뱀그룹이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하루빨리 정상화돼 주주님들과 성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앞으로 초록뱀그룹은 투자활동이 아닌, 본연의 영업활동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최대한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록뱀미디어그룹의 최대 주주인 원영식 회장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 관계사에 대한 횡령 등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지난 달 29일 구속됐다. 검찰은 원회장이 배우 박민영의 전 연인인 빗썸 실소유주 강종현을 앞세워 빗썸을 활용한 관계사들의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 회장은 자신도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빗썸 관계사 고위직과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주몽’, ‘거침없이 하이킥’ 등 인기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로 출발한 초록뱀미디어 그룹은 장윤정, 문희준 등 유명 가수가 다수 소속된 연예기획사 초록뱀이앤엠을 자회사로 둔 엔터테인먼트 제작사다. 지난 2021년에는 가수 이승기의 전 소속사인 후크 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하 초록뱀그룹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초록뱀그룹의 그룹경영위원회의 의장을 맡게 된 김세연입니다.
먼저 최근 최대 주주와 관련한 검찰수사 및 법원의 구속수사 결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저희 초록뱀 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나 초록뱀그룹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쇄신해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룩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 4가지 방안을 조속히 시행하겠습니다.
첫째. 최대 주주인 원영식 회장은 초록뱀 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퇴임합니다. 영업 활동은 물론 모든 투자 및 재무 활동에서도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입니다. 최대 주주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현재 구속수감 중인 상황으로 부득이 최대 주주를 대신해 사퇴 의사를 밝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둘째. 초록뱀 그룹의 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겠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최대 주주가 구속상태에서 수사받는 상황으로 현 상황에서는 지분구조의 개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만, 회사가 최대 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먼저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들과 주요 임원진들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향후 초록뱀그룹은 각 사의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시스템을 갖추겠지만, 그룹경영위원회라는 경영협의체를 중심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이 협의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각 계열사의 성장은 물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향후 초록뱀 그룹의 모든 소속 회사는 CB, BW CPS 등의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가 이러한 메자닌 투자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경영상 꼭 필요한 경우,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주주분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정관에 못 박을 것이며, 이를 위한 각 계열사의 임시주총을 조속히 소집하겠습니다.
넷째. 이제까지 초록뱀그룹은 비영업적 투자활동을 기본수익 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초록뱀그룹을 비영업 투자활동이 아닌 본연의 영업활동 중심으로 변경하여, 각 계열사가 목적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노력 등을 통해 최대 주주의 구속으로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록뱀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주주님들과 저희를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대 주주의 구속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초록뱀그룹을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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