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시메오네 악수 거부? 아쉽지 않아, K리그가 이긴 게 기쁘다.”

K리그 올스타전을 겸한 이벤트 경기였으나 전력분석관까지 불러들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를 상대한 ‘팀K리그 수장’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상대 명장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친선전임에도 후반 몇 차례 판정 불만을 보였고, 흥분한 나머지 팀K리그 코치진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개의치 않아 했다.

홍 감독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팀K리그를 이끌고 ATM을 상대로 3-2 역전승한 뒤 “많은 관중 앞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 K리그를 성원해주시는 팬이 많이 찾아주셨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골을 넣고 이겨서 팬에게 고마움을 잘 전달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홍 감독은 선발진에 ‘전원 토종K리거’로 채워 전반을 치렀다. 전반 12분 토미 르마르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등 초반 상대 공세에 시달렸으나 골키퍼 이창근의 슈퍼세이브로 추가실점하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들어 외인 선수를 대거 투입했고 후반 4분 안톤이 백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후반 36분 카를로스 마르틴에게 추가 실점했으나 2분 뒤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추가 시간 제르소가 내준 공을 이순민이 오른발 결승포로 연결해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홍 감독은 “좀 더 나은 소통을 위해서 한국 선수와 외인 선수를 나눠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봤다. 많은 선수가 잘 해줬다. 특히 이창근은 몇 차례 실점 상황을 클리어했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외인 선수도 전체적으로 그동안 올스타전에 보인 모습을 배제하고 팀을 위해 45분간 최선을 다해줘 보기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다음은 홍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많은 관중 앞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 K리그를 성원해주시는 팬이 많이 찾아주셨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골을 넣고 이겨서 팬에게 고마움을 잘 전달한 것 같다. 전반에 상대와 약간 (수준) 차이는 있었지만 이창근의 선방으로 1실점 외 실점하지 않은 게 후반 들어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상대는 선수를 (주전급을) 바꿀 것으로 예상했고, 우리는 경험있는 선수가 나갈 것이니 뒤집을 수 있다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잘 맞았다.

- 전반엔 국내 선수가 출전했고, 후반엔 외인 선수가 대거 투입됐는데.

아무래도 훈련을 1시간정도 했는데, 이를 통해 완벽하게 경기력을 보이는 건 쉽지 않다. 중요한 건 소통이었다. 포지션마다 한국 선수, 외인 선수를 잘 섞어서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나은 소통을 위해서는 한국 선수와 외인 선수를 (전,후반으로) 나눠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이창근은 몇 차례 실점 상황을 클리어했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외인 선수도 전체적으로 그동안 올스타전에 보인 모습을 배제하고 팀을 위해 45분간 최선을 다해줘 보기 좋았다.

- 후반까지 설영우를 장시간 뛰게 했다. 풀백을 맡다가 센터백까지 소화했는데.

(광주 수비수) 티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빠지는 바람에 수비에 1명 공백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한 명 부족한 것을 설영우가 전, 후반에 전술적으로 다른 역할을 맡으면서 잘 커버했다고 볼 수 있다,

- 하프타임에 어떤 주문을 했나.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플레이에서는 세트피스에 집중하라고 했다. 실점 장면도 그렇고 세트피스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잘 커버해달라고 했다. 또 후반에 충분히 득점할 수 있으니 침착하게 하자고 했다.

- 이벤트 경기임에도 전력분석관까지 불러들여서 진중하게 준비했는데.

상대 플레이 스타일을 이미지적으로 알고 들어왔다. 중요한 건 선수에게 합리적으로 가능한 것을 하자고 했다. 감독으로 ATM을 이기자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했다. 한국 선수 뿐 아니라 외인에게도 똑같이 얘기했는데, 그런 모습이 마지막까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 시메오네 감독의 스타일을 겪어보니 어땠나.

역시 (개인 간) 수준 차이가 있더라. 전반 같은 경우엔 특히 그랬다. 전술적으로 잘 갖춰진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메오네 감독이 판정에 불만을 보이더라) 친선경기인데 그렇게까지 판정 불만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경기 직후 시메오네 감독이 악수 안하고 나간 것 같은데?) 뭐 별로 아쉬운 건 없다.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K리그 대표 선수들이 이겼다는 게 기쁘고 좋다. 그간 해외 팀이 프리시즌 기간 아시아에 오고, 우리는 K리그 올스타를 꾸려서 상대했는데, (올스타 선수들이) 쉬면서 설렁설렁하는 모습이 있었다. 난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분위기를 강하게 한 건 아니지만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 결승골 직후 관중석에서 울산 현대 (위닝송) ‘잘 가세요~’가 울렸는데.

울산인 줄 알았다.(웃음) 라이트도 많이 켜지고 아주 좋았다. 우리가 승리를 해서 좋았지만 마지막에 ‘잘 가세요’가 나와서 더더욱 기뻤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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