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최근 재점화한 도핑 의혹에 “부풀려진 보도”라며 반박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러시아)가 최근 소셜미디어에 과거 금메달 시상대에 오른 자기 사진 앞에서 포즈를 한 사진을 게재했다. 재차 결백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담겨 보인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자기 소셜미디어에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시상대 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은 사진 액자 앞에 섰다. 그리고 ‘소치’ 해시태그를 달면서 ‘9년 반이 지났다. 넌 변했느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6일(한국시간) 러시아의 한 인플루언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재판을 받아야 했으나 두 번째 샘플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할 때 느끼는 부담감 등에 관해 언급하다가 도핑 양성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특히 소트니코바는 2016년에도 도핑 의혹을 받는 등 수차례 금지 약물 복용 이슈가 따랐다. 해당 영상은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국제 스포츠계에 파장이 더 커졌다. 김연아의 ‘도둑맞은 금메달’로 불린 당시 사태가 다시 조명받자 대한체육회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협조를 구해 관련 자료를 정리했다. 과거 사례 등을 종합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소트니코바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엿새 뒤 소트니코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주 내내 나와 우리 팀, 주변 사람들은 갑자기 부풀려진 미디어 보도에 대한 견해를 듣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며 ‘난 이런 정보가 항상 인용되고 많은 조회수를 얻을 것임을 이해한다. 그러나 언론은 이미 내가 금지된 약물을 사용했다고 했다. 여러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한 것에 대해 ‘2014년에 도핑에서 (양성이 나온 뒤)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으나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난 그저 ’도핑 양성을 발견했다‘고 말한 것이다. (올림픽 당시) 도핑 샘플에 긁힌 자국이 있었고, 그들(세계도핑방지기구 혹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이 발견했던 것’이라고 했다. 샘플 훼손 흔적에 관해 ‘운송·보관 담당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또 ‘어떠한 형태로든 왜곡된 정보는 외국 언론이 러시아 선수를 비난할 이유를 제공할 것이다. 왜 부풀리는 것이냐. 그때(2014년)나 지금이나 국제 도핑 시스템은 내게 질문이 없다’며 ‘누구도 내게 가장 중요한 것(금메달)을 뺏을 수 없다. 2014년 소치, 시상대 위에서 보낸 시간, 러시아의 국가, 팬의 눈, 그리고 놀라운 느낌까지. 내가 조국을 위해 가치 있게 행동했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석연찮은 판정 끝에 ‘디펜딩 챔피언(2010 밴쿠버 금메달)’ 김연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후 그는 여러 이유로 국제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내에서는 그를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번 도핑 의혹 직후 IOC의 재조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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