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청라=이웅희기자] WKBL을 대표하는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36)이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맏언니로 친정팀에 복귀한 김정은이 후배들을 이끌고 하나원큐의 도약을 이끈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에서 하나원큐로 이적했다. 2006년 W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나원큐의 전신인 신세계 유니폼을 입은 김정은은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5~2016시즌부터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지만, 우리은행 이적 후 부활하며 통합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지난 시즌 역시 우리은행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이름값을 했다.
적지 않은 나이, 은퇴를 바라보고 있던 김정은은 우리은행과의 인연을 뒤로 하고 친정팀에 왔다. 그는 “친정팀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마지막을 편하게 운동할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후배들을 이끌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우리은행에서 5시즌 동안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해주고, 리바운드와 수비 등 궂은일을 해줬다. 하지만 하나원큐에서의 김정은은 다르다. 맏언니로 선수들을 끌어줘야 한다. 김정은은 “막내들하고 17~18살 차이가 나더라. 처음에는 어떻게 접근할지 생각이 많았다. 지금은 걱정했던 것보다 많이 친해졌다”고 웃으며 “농구를 하면서 좀 더 서로에 대해 파악하게 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팀에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서 맛봤던 우승 DNA 이식도 김정은의 몫이다. 김정은은 “사실 우리은행에서의 시간은 힘들었다.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한계보다 훨씬 더 감독님이 끌어내주셨다. 그런 걸 많이 배웠다”면서 “하나은행에 있을 때는 매번 하위권에 머물러 힘들었지만, 우리은행에서는 훈련은 힘들어도 승리하며 보상을 받고 버텼다. 우승 팀이 가져야 할 마인드라든지, 내공을 많이 쌓은 느낌이다. 하나원큐 선수들에 우리은행에서 느꼈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조언해주고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정은은 친정팀 도약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우리은행에 있었으면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험을 한 배경에 작지 않은 결단이 있었다. 좋은 언니, 착한 언니만 되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은행에서도 사석에서 애들이랑 정말 잘 지냈다. 사석에서는 좋지만, 운동할 때는 악역을 맡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솔선수범이 필요하고, 김정은도 좀 더 악착같이 몸을 만들고 있다. 김정은은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 한 부위가 아프기 보다는 워낙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부위가 많아 전반적으로 보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팀이 두 자릿수 승수를 쌓도록 돕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 경기에 출전하여 팀에 플러스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김정은은 적지 않은 나이에 변화를 택했다. 사실상 ‘플레잉 코치’ 역할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도전이 김정은의 열정을 다시 불타오르게 만들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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