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스트라이커 영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매체 릴레보의 10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2023~2024시즌부터 비니시우스의 포지션을 윙어에서 스트라이커로 변경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할 예정이다.

브라질 출신의 비니시우스는 전형적인 윙어다.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는 않지만 측면에서 터치 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이 장기로 상대 측면 수비수와의 1대1 싸움에서 압도하는 게 비니시우스의 최대 장점이다.

측면에 설 때 가장 위력적인 게 사실이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팀 사정이 비니시우스의 포지션 변화를 야기하는 분위기다. 레알 마드리드는 올여름 계약이 종료된 베테랑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로 떠나보냈다. 벤제마는 1987년생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노장이지만 지난시즌에도 스페인 라리가에서 19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터뜨릴 정도로 탁월한 득점력을 유지했다. 득점뿐 아니라 볼 키핑, 연계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웠던 벤제마의 이탈은 레알 마드리드의 전력 누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레알 마드리드가 벤제마 수준에 따르는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과 협상 중이고, 킬리안 음바페의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파리생제르맹(PSG)과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가 쉽게 품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이 비니시우스의 스트라이커 변신이다.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게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의 결론이다. 실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주인공이다. 호날두는 2002년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데뷔해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때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윙어였다. 화려한 발재간과 스피드가 최대 장점이었다. 그런데 호날두는 맨유 생활 후반기를 거치면서 프리롤 공격수로 변신했고,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에는 스트라이커로 정착했다. 무릎 부상 후 스피드가 줄어든 반면 득점력은 폭발적으로 상승한 호날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호날두는 중앙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하며 한때 리오넬 메시와 비견되는 공격수로 정상을 지켰다.

비니시우스에게도 스코어러가 될 잠재력이 있다. 비니시우스는 2021~2022시즌 라리가에서 17골이나 기록한 경험이 있다. 지난시즌에도 10골을 기록했다. 윙어임에도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이 좋다. 기존의 장점인 스피드, 개인기에 득점력을 살리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비니시우스는 호날두와 공통점이 많다. 원래 윙어라는 점, 똑같은 7번을 달고 있다는 점,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이라는 사실 등이 유사하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비니시우스의 변화가 제2의 호날두의 탄생으로 이어지길 기대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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