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경주마 시절 세계 최고의 명마에 선정됐던 한국마사회 소유 씨수말 ‘닉스고’의 혈통이 드디어 한국에 들어왔다. 국내 농가 대상 무상 교배 지원으로 내년 국내산 닉스고 자마 9두를 배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미국 켄터키주에서 출발한 닉스고의 자마가 태평양을 건너 지난 5일 제주도 목장에 도착했다. 닉스고는 경마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G1)’을 비롯해 ‘페가수스월드컵(G1)’, ‘휘트니 스테이크스(G1)’등에서 우승하며 세계 경마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닉스고는 2021년 북미 연도 대표마에 선정됐고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해 ‘론진 세계최고 경주마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에 오른 명마다. 이 말의 주인이 바로 한국마사회다.
한국마사회는 값비싼 종마를 수입하는 대신 씨수말이 될 가능성을 가진 어린 말을 선별해 씨수말로 육성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한국마사회는 서울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유전체 분석으로 경주마의 주행 능력을 예측하는 ‘케이닉스(K-Nicks)’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케이닉스 프로그램 분석을 통해 한국마사회는 2017년 미국 킨랜드 경매에서 어린 닉스고를 약 8만7000달러(약 1억원)에 구매했다. 이듬해 닉스고는 미국 경마무대에 데뷔했고, 자신 몸값의 100배가 넘는 상금을 벌어들이며 전설적인 기록들을 쌓아올렸다.
경주마로서는 최정상의 자리를 찍은 닉스고는 2022년 경주로를 떠나 미국 켄터키주에서 씨수말 활동을 시작했다. 회당 3만 달러의 높은 교배료에도 챔피언의 혈통을 잇기 위한 예약은 줄을 이었다. 닉스고는 교배 첫 해임에도 151두의 씨암말과 짝을 지었다. 그리고 올해 닉스고의 자마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 한 마리가 이번에 최초로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 2월 태어난 닉스고의 자마와 이를 출산한 어미 말은 지난 5일 오전 제주도에 위치한 새 보금자리에 안착했다. 두 말의 주인은 제주도 남원읍에서 경주마 목장 ‘힐링팜’을 운영하는 김상욱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해 미국에서 닉스고 자마를 임신한 암말 ‘스레드 더 니들’을 구매했다. 스레드 두 번째 닉스고 자마를 임신한 상태다. 올해 닉스고의 교배료는 1만 5000달러였지만 한국마사회는 김상욱 대표를 포함해 국내 생산농가 씨암말 10두를 대상으로 미국 현지 무상 교배를 지원했다. 이는 한 해라도 빨리 한국 농가에 닉스고의 혈통을 보급시키고 K경주마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임신한 암말 한 마리를 구매해 닉스고 자마 두 마리까지 확보하게 된 김상욱 대표는 국내 1호 닉스고 자마 도입 농가가 됐다. 현재까지 닉스고 1세대 자마 국내도입은 김상욱 생산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김상욱 생산자의 스레드 더 니들을 필두로 올해 닉스고 무상 교배를 지원받은 국내 농가의 암말 8두가 순차적으로 입국한다. 이 암말들은 내년에 우리 땅에서 국내산 닉스고 자마를 최초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케이닉스 프로젝트를 이끄는 한국마사회 해외종축개발TF 이진우 부장은 “올해 태어난 닉스고 자마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씨수말 닉스고의 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미국 현지에서도 어린 자마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시기는 미정이지만 향후 닉스고는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 생산농가에게 교배를 지원함으로서 한국산 경주마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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