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전날 많은 토르소가 파괴됐습니다”.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시즌2 세트장에는 산산조각 난 토르소가 현장에 널려 있었다. 탈락자들이 자기 몸을 본 뜬, 가장 완벽한 ‘몸’이라 여겼을 토르소를 부쉈을 때 심정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콘텐츠다. 지난 1월 공개된 시즌 1은 고대 그리스를 주제로 판테온에서 따온 세트장에서 최강 피지컬을 가렸다. 시즌2는 고대에서 근현대인 지하 광산으로 배경을 옮겼다.

시즌 1에 이어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는 “광산이 가진 희생, 욕망 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하나의 큰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유기적인 사건들로 보이길 바랐다. ‘아틀라스 게임’처럼 모티브가 있는 게임들을 준비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 시즌2 세트장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지하 광산의 모습은 물론, 냉전 시대의 건물을 떠올리게 하는 형태로 눈길을 끌었다. 장PD는 “시즌1보다 2배 정도 큰 규모로 시즌2 세트를 제작했다. 규모는 물론, 조명, 음향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지금은 바람에 날아갔지만 실제 광산 느낌이 나도록 풀로 거미줄도 만들어서 조명에 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지컬: 100’은 탈락자들이 자기 몸을 본뜬 토르소를 직접 망치로 부순다. 장PD는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 규칙을 제하고 다 바꿨다”며 “시즌 1때 한 시청자가 ‘토르소를 부수는게 정말 힘들겠다’고 말한 게 와닿았다. 시즌2 역시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만한 스페셜 퀘스트 등을 준비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어 “이번 시즌2에서는 시즌1 때 저희가 모시지 못했던 분들 그리고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들이 함께한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직업군에서도 참여했다”며 “신체적 특징으로 봤을 때는 44kg부터 200kg까지 다양한 체형이 있었다. 여성 참가자들도 시즌1 때보다 늘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는 여성 참가자분이 우승할 수도 있지 않을까’는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즌1에서는 학교폭력, 성범죄자 등 출연자 자질 및 검증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PD는 “후보 모집단계에서 1차적으로 제작진이 조사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온라인 검색을 실시한다. 이후 참가자에게 지원서를 받으면 고민되거나 우려되는 지점을 말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서약서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에만 있는 절차인 ‘마인드 세션’도 실시한다. 이는 대형 서바이벌에 참여하는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 모든 참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세트장에는 시즌1 출연자였던 중고차 딜러 조진형과 현역레슬링 선수 장은실도 참석했다. 장은실은 시즌1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국가대표 레슬링 선배인 남경진 선수가 저를 우승 후보로 꼽았을 때, 또, 그 팀을 이겼을 때 기억이 생생하다. 레슬링이라는 종목을 한 번 더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진형은 “50kg의 공을 짊어지는 아틀라스 형벌이 가장 힘들었다. 2시간 동안 ‘살면서 이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있나’는 최고의 고통을 느꼈다”라며 “세상에 정말 강한 사람이 많다는 걸 느껴 충격적인 경험”이라고 회상했다. 두사람 모두 시즌2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시즌1 결승전에서 불거진 공정성 문제에 대해 장PD는 “이 프로그램은 리허설이 불가능하다. 참가자들이 퀘스트를 처음 보는 상황이어야 한다”며 “제작진이 여러 차례 가상으로 진행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거 같다”고 말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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