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만 4세에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수학과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내면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던 백강현 군이 과학고에서 따돌림을 당하다 자퇴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올해 만 10세인 백군은 지난 3월 서울과학고에 조기 입학했지만 지난 18일 자퇴 소식을 전했다. 백군의 아버지는 2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군이 학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강현이가 올해 5월부터 (급우 형들로부터) ‘네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일주일에 2∼3번씩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한다”며 “아이가 웃음을 잃고 우울해졌다”고 적었다.

또 조별 과제에서 백군과 같은 조가 된 동급생들이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백군을 ‘투명인간’ 취급했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디시인사이드 찐따 갤러리’에 “백강현 X멍청한 XXXX,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XX”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학교폭력위원회 소집과 경찰 사이버수사대 고발도 검토했지만 선생님들 설득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3월 입학 당시 27㎏였던 백군 몸무게가 지금 22㎏에 불과하다고도 전했다. 다만 백군 아버지는 “(학폭) 가해자들로부터 어제 정식으로 사과를 받았고 용서해 주기로 했다”며 “(가해) 학생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군 아버지는 “고통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팀 과제에서 발표만 강현이가 혼자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한 명 때문에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를 실질적인 자퇴 이유라고 설명했다.

백군 아버지는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하면 애초에 열살 아이를 왜 선발하셨냐. 머리 좋으면 이런 시련도 다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셨냐”며 학교의 대응을 비판했다.

백군은 지난 19일 유튜브를 통해 여름방학이 지나고 돌연 학교를 관두게 된 사연을 전했다. 그는 “8월18일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 엊그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는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으며 허둥지둥 수학 공식을 암기했다.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돼가는 저를 보게 됐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같은 반에서 공부하며 가방을 들어주고, 음료수를 사줬던 형들을 호명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좋아하는 작곡도 하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멘사 문제도 만들고, 수능 준비도 열심히 하겠다”라는 글과 함꼐 자작곡 ‘민들레 홀씨’를 공개했다.

하지만 20일 백군의 아버지가 같은 학교 ‘선배맘’에게 근거 없는 비방과 협박 메일을 받았다면서 백군이 당했던 학교 폭력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과학고는 지난 5월 백군의 보호자가 담임 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백군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정서적 괴롭힘 등 학폭 정황을 알게됐다.

담임 교사는 보호자에게 학폭 신고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보호자는 해당 학생에 대한 상담 활동으로 지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백군 측이 백군의 팀 과제 발표 방식을 바꿔달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과 마찰을 빚은 것이 결정적인 자퇴 계기가 됐다.

백군은 지난 18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으며 학교장 면담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학적은 아직 유지 중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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