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서울 아파트 경기가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지방 청약 시장은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청약접수 서울은 ‘펄펄’ 지방은 ‘쩔쩔’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올해 들어 ‘묻지마 청약’이라 할 정도로 청약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15개 단지가 분양된 가운데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미아역 2단지 한 곳만 순위 내 청약에서 미달했을 뿐, 14개 단지는 모두 청약이 마감됐다.

지난달 청약접수를 진행한 서울 용산구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은 일반분양 65세대에 1만575명이 1순위 청약접수를 하며 경쟁률 162.7대 1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전용면적 84㎡ A타입 경쟁률은 524.64대 1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평균 5.1대 1이던 전국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분기에 10.9대 1로 높아진 뒤 3분기 들어 현재까지 평균 12.1대 1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반면 지방에서는 대체로 청약 인기가 시들한 편이다. 지난 6월 분양에 나섰던 경남 남해군 ‘남해 타운하우스’는 76세대 공급에 1순위 청약자 ‘0명’이 접수했다. 같은달 경남 밀양시에서 분양한 ‘수에르떼 밀양’도 45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역시 ‘0명’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6만 6388호) 중 84%(5만 5829호)가 지방에 있을 정도로 지방의 아파트 경기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지방도 편차가 나뉜다. 부산은 대체로 청약 마감이 빠른 편에 속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분양된 ‘푸르지오린’, ‘디에트르더퍼스트’,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디아이엘’, 해운대 우동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 등 인기 지역 4곳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례적으로 강원도 춘천에서 청약이 빠르게 마감된 사례도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강원 춘천에 분양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계약을 시작한 지 약 10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7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도 477가구 모집에 1만3237건이 접수되며 평균 27.7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이 많은 지역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몰려 청약 마감이 빨리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방에서도 교통 등 인프라가 불편한 지역은 아무래도 수요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 월간 아파트 매매가 14개월만에 상승 전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제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면서 지난해 5월(0.09%) 이후 14개월 만에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서울 구로, 성동, 용산, 종로, 중구는 하락세를 멈췄고, 서대문과 중랑은 올해 처음으로 플러스 변동률로 돌아섰다.

지난해 부동산 침체기 강남3구는 타지역에 비해 가격 내림세가 깊고 하락의 속도 또한 가팔랐다. 지난해 12월 한달 사이 0.63%까지 빠진 이후, 올해 3월부터 낙폭이 점차 좁혀지더니 6월 들어서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 3구 아파트값은 강남구 개포동 준공 5년 이내인 신축단지와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신천·잠실동 등 재건축 초기단지가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 재건축 사업추진 속도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재건축 유망단지의 매도호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7월 서울 상급지 고가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했다면, 이후 집값 회복 국면 인식 확산으로 매수심리가 개선돼 상승지역이 늘며 완만한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내 마이너스 변동률을 벗어나지 못했던 경기·인천지역의 아파트값도 함께 견인하며 반등지역이 더 넓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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