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심각한 알콜중독 징후를 보이는 전직 배우 아내와 자영업자인 남편의 위태로운 결혼생활이 공개됐다.
2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평택에서 작은 일식집을 운영 중인 이송웅(37) 이소정(35) 부부가 출연했다. 이소정은 과거 MBC ‘지붕뚫고 하이킥’ 등에도 출연했던 배우. 두 사람은 주식카페에서 처음 만나 2개월만에 초고속으로 결혼한 사이였다.
두사람의 일상을 담은 영상에서 아내는 일식집에 출근과 동시에 맥주를 병째 마셨다. 그는 “주방이 너무 덥고 하니까 맥주 1~2병은 마셔야 몸이 좀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일주일에 맥주 1박스(30병) 정도를 마시고 있었다.
남편은 “가게에서 맥주병 뚜껑 따는 소리가 들리며 ’으이구, 이 인간아. 또 술이냐‘ 싶어진다”라고 말했다. 일을 하며 술을 물처럼 마시는 아내의 모습에 패널들을 경악했다. 아내는 “배가 미친 듯이 고프다”면서도 공복에 술을 계속 먹고 있었다.
키가 176cm인 아내는 몸무게가 42kg에 불과한 모습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술도 열량이 굉장히 높은데도 살이 계속 빠진다는 건 영양섭취에 큰 문제가 있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저녁을 먹는 중 아내는 계속 술을 마셨고 남편은 “질린다. 맨날 입에서 술냄새 밖에 안 나고. 말려도 역효과만 나고 나도 포기가 된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술먹다가 아내가 화장실에 갔는데 안와서 가보니 화장실에서 옆으로 쓰러져 있더라. 나중에 계속 어깨가 아프다고해서 봤더니 뼈가 튀어나올 정도가 되어있더라”라고 말했다. 술이 취해 넘어진 아내는 어깨뼈가 부서졌고, 9개의 핀을 박아놓은 상태였다.
남편은 “아내가 전신마취 수술을 앞두고 무섭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앞두고 보리음료병에 맥주를 넣어서 줬다”면서 “입원 중에 병원 앞에서 술을 먹다 병원 관계자에게 걸려서 강제퇴원당했다”라고도 말해 충격을 줬다.
공황장애, 조울증, 불면증 등을 앓고있는 아내는 술을 많이 먹은 상태에서 약을 먹어 걱정을 샀다. 최근에는 발작 증세도 보인다고. 남편은 “재작년 12월에 처음 봤는데 그냥 고목나무 쓰러지듯이 쓰러지는데 한 6번 발작하는 걸 봤다. 굉장히 놀랐다”라고 말했다.
간수치가 300이라는 아내에게 오 박사는 “굉장히 높은 수치다. 정상 범위가 0~40이다”라며 걱정했다. 아내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다음날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잠이 든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정신건강의학과 검사에서 알코올 의존 문제에서 모두 10점이 넘는 상태였고 아내 뿐만 아니라 남편도 하루에 소주 2병 이상은 먹고 있었다. 의사는 최소 2주 금주를 권고했지만 두 사람은 병원을 나서자마자 술을 먹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서둘러 결혼을 한 이유에 대해 “그때는 엄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우리 엄마가 내가 도둑결혼했다고 고소를 한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엄마는 외국인 아빠와 결혼해서 나를 낳았는데, 혼혈아를 낳은 걸 평생 창피하게 여겼고, 나를 낳은 자궁을 저주한다고도 말했다”라고 말했다.
자신 몰래 결혼한 아내에게 분노한 어머니는 양육비, 학비 등을 돌려달라며 2억9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결국 아내는 소송을 빨리 끝내려고 엄마에게 5000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소송을 끝냈다고 말했다.
아내는 “9세때 혼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서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니다 한국으로 몰래 왔다. 알파벳도 모르고 유학가서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소변 실수도 했다”면서 “학대도 많이 당했다. 외할아버지, 엄마, 외삼촌들한테 많이 맞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안 되는 사람같았다”라고 말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귀한 대접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는 아내는 남편에게 지나친 기대를 거는 자기함정에 빠져 결혼하고, 구렁텅이에 빠진 느낌에 허우적이는 상황이었다. 술을 먹으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져 먹게된다는 아내에게 오 박사는 “인간적으로 너무 가엾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내가 정신과 상담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고싶다고 말했다고 하자 남편은 “같이 사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게 남겨진 사람들은 생각 안 하고, 이기적인 거 아닌가 싶어”라고 말했다. 울먹이는 아내에게 남편은 “당신이랑 사는 게 군대생활보다 더 힘들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자신들의 감정을 부모에게 수용되는 경험을 많이 받지 못한 두 사람은 감정을 나누고 교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 박사는 아내에게 “아내분의 건강상태가 매우 위기다. 알콜 중독 치료를 반드시 받으셔라. 최소 2개월 이상 입원치료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 남편에게도 “아내에게 술 절대 권하면 안 된다. 대뇌에 영향이 간다. 두 분 모두 검사에서 알콜로 인한 인지손상이 있었다”라고 우려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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