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역사를 새롭게 썼다.

한국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식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다. 1977년 스웨덴 말뫼에서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46년 만의 쾌거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2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계속된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 마지막날 여자단식 결승에서 2016 리우올림픽 여자단식 챔피언인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을 2-0(21-12, 21-1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 감격을 맛봤다.

42분 만의 완승이었다. 안세영은 전날 4강전에서 3위 중국의 천위페이(25)를 2-0(21-19, 21-15)으로 누르고 고비를 넘겼고, 6위인 베테랑 마린을 맞아서는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낙승했다.

안세영은 마린과의 상대전적에서 6승4패를 우위를 보였고, 올해는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마린은 세계선수권에서도 3차례 여자단식 금메달(2014, 2015, 2018년)을 차지한 강호였으나 ‘신성’ 안세영한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경기 뒤 안세영은 코트 안 인터뷰에서 영어로 “오늘 챔피언이 됐다.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힌 뒤, 우승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냥 즐기니까, 잘되는 것 같다. 잘 즐겼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국어로 답했다.

20대 초반인 안세영은 올해 BWF 슈퍼 시리즈에서 3월 전영오픈과 7월 코리아오픈, 재팬오픈 등에서 7차례 우승하며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그리고 지난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 여자단식 세계 1위에 등극하며 세계 배드민턴계를 놀라게 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4강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한테 0-2(19-21, 12-21)로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식에서 그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한국 선수는 지난 1993년 여자단식의 방수현(은메달)과 1995년 남자단식의 박성우(은메달)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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