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방탄소년단, 뉴진스 등을 배출한 하이브가 K팝 제작시스템을 접목한 첫 글로벌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에 총력을 기울인다.

하이브와 유니버셜뮤직그룹(UMG) 산하 레이블 게펜 레코드의 합작 법인 ‘하이브 x 게펜 레코드’는 29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IGA 스튜디오에서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미국 현지 주요 미디어는 물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 중남미, 남아시아 국가 등 전세계 각국에서 180여명의 취재진이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방시혁 의장, 존 재닉 회장, 미트라 다랍 대표,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 등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와 목표, 오디션 진행 방식, 글로벌 미디어와의 협업 및 팬들과의 소통 형태 등을 소개했다.

존 재닉 게펜 레코드 회장은 “게펜은 아이코닉하고 널리 사랑받는 아티스트를 소개해왔다. 아티스트 개발의 의지가 저희의 힘이다. 아티스트가 발전하고 탐구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의지가 하이브와 게펜 협업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게펜 레코드는 엘튼 존, 너바나 등 각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올리비아 로드리고, 영블러드 등 오늘날 사랑받는 스타들을 배출했다.

경쟁률 6000대1, ‘전무후무’ 글로벌 걸그룹의 탄생

하이브 x 게펜 레코드는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레이블 게펜 레코드와의 합작 법인으로 2021년 설립됐다. 같은해 11월에는 오디션 참가자 모집 공고를 내며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2022년 3월에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호주, 영국 등지에서 지역별 온·오프라인 오디션을 진행해 12만 명의 지원자를 심사했으며, 6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20명의 연습생을 선발했다. 2024년에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통해 대장정 전반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통해 20명의 연습생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연습생들은 한국, 미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위스, 스웨덴, 슬로바키아, 벨라루스, 태국, 호주, 필리핀 등 12개 지역 출신으로 구성됐다. 연령대 또한 14세부터 21세까지로 다양하며 평균 연령은 17세다. 이들은 9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12주간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되며,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전문가들로부터 피드백을 얻게 된다. 최종 데뷔조는 시청자들의 투표와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토대로 오는 11월 선정된다.

게펜 레코드 대표 톰 마치는 “이들은 한 곳, 한 국가의 그룹이라기보다는 세계의 그룹이다. 이 그룹은 여러 나라에서 온 멤버들로 구성된다는 점이 독특한 점”이라고 짚으며 “우리는 그들의 국적, 문화적 전통, 언어를 존중하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지역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멤버들인 만큼, 최종 데뷔하게 될 걸그룹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멤버들의 소속 국가와 문화권 전역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손성득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총괄 크리에이터는 “멀게만 느껴졌던 아티스트와 팬들이 다가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며, 많은 사람들이 K팝을 알게 되고, 그 가운데서 K팝을 넘어 글로벌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며 “우리 소녀들도 그런 영향력 때문에 이 자리에 모인 것 같아 한국의 크리에이터로서 기쁘고 기대가 된다. 많은 글로벌 팬들과 소통, 교감할 수 있도록 많이 도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글로벌 걸그룹의 목표에 대해 톰 마치는 “전세계 팬들이 사랑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문화를 움직이고, 잡지 커버를 장식하고,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서 서고, 문화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계 최고의 그룹을 만들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 방시혁 오랜 꿈 이룰까

방 의장은 2021년 하이브의 첫 일본 그룹 ‘앤팀(&TEAM)’ 이후 2년여만에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방 의장은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를 만들어 간다는 소신대로 미 현지에 2년 가까이 머물며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프로젝트를 직접 지휘해왔다.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는 전세계 음악시장의 총본산인 미국에서 처음으로 신인 발굴 단계부터 K팝 제작 시스템을 적용해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차별점을 지닌다.

하이브는 글로벌 음악 시장을 뒤흔든 방탄소년단의 기념비적 성공을 시발점으로 성공 노하우를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들에 연이어 적용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후 주요 글로벌 음악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인수·합병을 통해 팝의 본고장 미국에 영향력을 확대했다. 하이브는 이번 프로젝트에 인수 합병으로 확보한 미국 현지 인프라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소속 가수의 글로벌 활동 과정에서 쌓은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방 의장 역시 ‘하이브만의 K팝 시스템’을 미국 현지에 이식하는 방식의 ‘K팝의 확장’을 기대했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는 30여년간 쌓아온 K팝 유산을 세계 최대의 팝 시장인 ‘미국’에 본격적으로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K팝 스타일의 글로벌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 오랜 꿈을 실현하게 되어 기쁘다”고 운을 뗐다. 방 의장은 K팝이 진정한 세계의 주류가 되려면 K팝의 ‘K’가 희석된, ‘팝 그 차제’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한 K팝이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장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방 의장은 “이들의 활동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을 거다. K팝에 대한 존중 역시 잊지 않을 거다. 한국은 우리의 그룹에게 매우 중요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의 성공은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는 물론, 제작과 매니지먼트 등이 파편화돼 있는 미국 팝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