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예측이 어렵다. 정규시즌 우승팀을 제외하고는 포스트시즌 진출팀 향방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옥의 8연전’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차없이 4~6위를 달리는 KIA SSG 두산은 극한의 긴장감 속 8연전에 나선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격돌하는 KIA와 두산은 마음이 더 급하다. 순위싸움의 직접 당사자간 맞대결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장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완전치 않은 선발진이다. 8연전이어서 대체 선발이 꼭 필요한데, 기존 선발진 중에 부상자가 있어 고민이 깊다.

◇KIA 산체스 돌아오지만 이의리 이탈

KIA 김종국 감독은 17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마리오 산체스는 21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할 예정”이라며 “선발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의리가 이날 돌아올 예정이지만 그 역시 손가락 통증에서 돌아오는 날이어서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 김 감독은 “(이)의리가 긴 이닝을 던지는 게 어려운만큼 산체스가 50~60개가량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라이브피칭 후 통증이 없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8연전도 문제이지만, 아시안게임 기간이 더 큰 숙제다. 김 감독은 “27일, 내달 1일 등 더블헤더가 잡혀있다. 선발 운용에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의리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빠지기 때문에 선발진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8연전이 분수령이다. 산체스가 건강을 회복하면 황동재 김기훈 등 대체 선발진으로 이의리 공백을 채울 수 있다.

산체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 임기영을 선발로 전환하는 등 긴급조치가 필요하다. 주말 KT와 3연전, 26일부터 사흘간 NC와 4연전(더블헤더 포함), 30일과 10월1일 SSG와 3연전(더블헤더 포함) 일정이어서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당락이 좌우될 수 있어서다.

◇두산 김동주 최원준 복귀에 희망

SSG와 KIA 마무리를 상대로 뒤집기 승리를 따낸 두산도 고민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팀 분위기는 11연승했을 때보다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마운드 운용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진지한 표정으로 변한다.

두산 역시 8연전을 시작으로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이동거리가 길어 야수들의 체력 부담도 고려해 라인업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18일 광주 KIA전이 끝나면 잠실로 이동해 NC와 두 경기를 치른 뒤 대구, 창원, 인천 원정에 나선다. 까다로운 삼성, 순위경쟁 직접 당사자인 NC SSG와 여섯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감독은 “18일에는 곽빈이 아시안게임 전 마지막 투구를 하고, 장원준과 최승용, 브랜든 와델, 김동주가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왼손 투수인 장원준 최승용이 NC를, 구위가 좋은 브랜든과 김동주가 대구 원정길을 책임진다는 뜻이다. 알칸타라가 23일 창원 NC전에 나서면 최원준이 선발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감독은 “김동주는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괜찮게 투구했다. 풀타임이 처음이어서 힘이 떨어지고 볼도 많았는데, 괜찮아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원준 뒤에 최원준을 붙여 복귀 가능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준이 건강하게 돌아오면 곽빈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이 중에서도 선발진이 경기 초반 흐름을 장악해야 승리 확률을 높인다. SSG 김원형 감독이 “선발진이 책임감을 느끼고 등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 체력전은 특히 투수놀음으로 승패가 갈린다. 가을잔치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상위권 팀의 살얼음판 승부가 안갯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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