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제22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양 팀 주장은 예상 스코어를 손가락으로 표시해달라는 사회자 질문에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국 대학선발팀 주장 이현승(안동과학대)이 손가락 세 개를 펼쳐들며 ‘3-0’ 승리를 언급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일본 대학선발팀 주장 야마다 유토(고쿠시칸대)는 손가락 다섯 개를 보이면서 ‘5-0’ 승리를 강조했다.

덴소컵은 1972년부터 시행한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이 전신이다. 그러다가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 덴소가 후원하면서 2004년부터 덴소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한국 대학 축구는 일본과 40차례 정기전을 치렀는데 통산 전적에서 19승8무14패로 앞선다. 다만 덴소컵으로 재편한 뒤엔 8승2무9패로 근소하게 뒤지고 있다. 지난해엔 홈과 원정을 오가며 1승1패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3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맞붙었는데, 한국이 0-1로 졌다.

6개월 만에 안방에서 올해 두 번째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을 치른다. 24일 오전 11시30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으로서는 지난 3월 원정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

경기 이틀을 앞두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양 팀 수장과 주장은 나란히 승리를 다짐하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한국 지휘봉을 잡은 서혁수 제주국제대 감독은 “국내에 유능한 감독이 많은 사령탑이 돼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내용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을 이끄는 토가이린 다케시 죠사이 대학 감독도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 다만 그냥 이기는 게 아니다. 함께 뛰고, 공정한 퍼포먼스 속에서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 감독은 22명을 소집했는데, 지난 3월 일본 원정 멤버는 4명(최강민 배진우 손윤영 박주영) 뿐이다. “내 색깔에 맞는 선수를 뽑았다”고 강조한 그는 “일본은 빠른 속도로 변화한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기량은 뛰어났지만 체력이나 정신력, 피지컬은 한국에 뒤진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대단히 변했다. 선수들에게 시작부터 정신적으로 이전보다 우리가 약해진 것을 강조했다. (일본 스타일을 제어하고자) 공격과 수비 잔격을 좁히면서 훈련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부상자 2명이 발상해 20명으로 한국 원정을 치르는 토가이린 감독은 “한정된 기간에 선수를 소집한 만큼 기술적인 발전을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집중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축구가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까지 최근 전술적으로, 정신적으로 급성장한 얘기에 “일본이 각 연령 모두 진일보한 건 맞다. 그걸 느낀다”며 “다만 대학은 교육 기관이다. 축구 역시 피지컬, 기술도 중요하지만 감독으로서 선수의 내면과 인간적인 면을 지도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수장들의 입씨름에 주장도 가담했다. 이현승은 “지난 3월 일본에 패하는 모습을 봤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절대 질 수 없다”며 “우리는 피지컬도 그렇고 스피드 등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가 많다. 감독께서 멘탈 부분을 지적하셨는데 그 역시 이겨내고 준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야마다는 “한국보다 모두 뛰어나다고 말하고 싶은데, 길거리를 다녀보니 역시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키도 크고 몸이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도 매일 레벨 높은 선수들과 훈련하며 피지컬 등 모든 부분이 올라왔다. 지난해 한국에서 경기했을 땐 벤치에서 패배를 바라봤는데, 굉장히 분했다. 이번엔 역사적으로 남을만한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2회 덴소컵 한·일대학축구정기전 명단

▶GK=김동화(선문대) 임준석(건국대)

▶DF=서동인(광운대) 최석현(단국대) 이승민(연세대) 김현준(대구예술대) 배진우(제주국제대) 안재준(선문대) 이현승(안동과학대) 김동섭(명지대)

▶MF=김동진(한남대) 옥용재(조선대) 정효민(홍익대) 정세준(전주대) 이환희(아주대) 천세윤(고려대) 최강민(대구예술대)

▶FW=박주영(경희대) 국관우(광주대) 손영윤(광운대) 강민재(연세대) 이기준(전주대)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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