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인공지능이라 불리는 AI의 발전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과 더불어 두려움을 안겼다. AI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불안이다. 이미 체스나 바둑과 같은 오락의 영역은 AI가 인간을 앞질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숱한 SF영화가 “AI가 인간을 공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곤 했다. 과학자들은 “AI는 인간의 적이 될 수 없다”고 공언하지만, 그 역시 겪어봐야 아는 일이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신작 ‘크리에이터’는 AI를 인간의 적으로 간주한 2070년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 LA에 핵 공격을 한 AI와 인간이 적이 돼 싸우는 과정을 그린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세계관이 담겨 있다. 아울러 새로운 종족에 대한 관용에 대해서도 되짚어보게 한다.

◇AI는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영화는 AI와 전쟁을 벌이다 팔다리를 잃은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 분)가 AI 세력에 침투하면서 출발한다. 그는 AI를 창조한 니르마타를 생포해 AI의 공격성을 잠재우려 한다. 하지만 조슈아가 니르마타를 턱밑까지 추격했을 때, 미국 정부는 1000조가 투입된 전투기로 AI의 본진을 친다.

조슈아는 황망함과 괴로움에 허덕이며 5년이란 세월을 보낸다. 다시 니르마타를 찾고자 침투한 곳에서 그가 마주친건 어린아이로 만들어진 AI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 분)다. 인간의 몸으로 AI의 기능을 가진 알피는 성장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 거대한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크리에이터’는 AI를 적대하는 미국 사회와 AI를 받아들인 아시아 사회로 구분된다. 아시아 사람들은 AI와 협조한다. 로봇 중엔 인간의 손발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승려도 있다. 심지어 사랑에 빠진 이도 있다. 상상하기 힘든 아이디어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이미 모든 장면을 다 촬영하고 그 위에 CG를 입힌 ‘크리에이터’의 광활한 대자연은 관객을 그 공간에 빠뜨린다. 드넓게 펼쳐진 평야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우뚝 솟은 산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 생생하다.

◇스크린에 빠뜨릴 광활한 대자연, 그리고 폭넓은 세계관

미래도시가 된 서구사회와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고 있는 동방의 조화가 적절히 섞여 있다. 대자연 위에 쏟아지는 고도화 된 미사일은 이 영화의 묘미다. 특히 전쟁을 막기 위한 조슈아와 알피의 사투가 끝날 무렵엔 엄청난 희열이 전달된다.

무심하게 팔과 다리를 끼우는 조슈아 역의 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순진한 표정으로 엄청난 초능력을 발휘하는 알피 역의 매들린 유나 보일스의 조화도 돋보인다. 두 사람의 우애는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AI처럼 나와 다른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두 사람의 대사와 표정으로 던진다. 각종 저예산 영화는 물론 ‘고질라’와 ‘스타워즈’ 등 블록버스터를 경험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노하우가 응집됐다. ‘아바타’가 준 충격이 ‘크리에이터’에도 진하게 묻어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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