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한국이 ‘참사’를 맛봤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대만을 만나 전혀 힘을 쓰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도 ‘수확’은 있다. 20살 동갑내기 윤동희(20)와 박영현(20)이다.

한국은 2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베이스볼 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2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상대 선발 린위민에게 6이닝 무실점을 줬다. 또한 구린위양에게 2이닝 무실점을, 류즈롱에게 1이닝 무실점을 줬다. 선발도, 불펜도 공략하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다. ‘항저우 참사’다. 역대로 꼽아도 이런 참패가 또 있나 싶을 정도다. 타자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마운드도 버티지 못했다. 경기 후 대만은 축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방망이가 치명적이다.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1차전 홍콩과 경기에서 7회까지 답답한 모습을 보이다 8회말 터지면서 콜드승을 따냈다.

그리고 대만전에서 홍콩전 1~7회 모습이 나왔다. 그것도 ‘마이너스 버전’으로 터져 나왔다. 아예 1점도 내지 못했으니 말 다 했다. 대표팀은 ‘8회말 버전’을 원했는데, 완전히 정반대로 나오고 말았다.

한 줄기 빛이 있다면 윤동희다. 이번 대표팀에 막차를 탔다. 손가락 이슈가 있는 이의리를 제외하면서 윤동희를 넣었다. 상대적으로 우타 외야수가 부족했고, 윤동희 발탁으로 이어졌다.

1일 홍콩전에서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팀의 콜드승에 큰 힘을 보탰다. 2일 대만전에서는 3안타를 날렸다. 최지훈과 함께 이번 대회 2경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가 윤동희다.

대만전 종료 후 한국 선수들은 거의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쳐갔다. 완패를 당한 상황. 인터뷰가 녹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윤동희도 고개를 숙이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후 친분이 있는 기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국제대회가 처음이라 잘 모르고 지나갔다”고 했다. 이어 소감을 전했다. “첫 국제대회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 오늘 안타를 쳤지만 팀이 져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어 “대만 선발 투수의 경우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유형이라 생각했다. 한국 투수와 상대하는 느낌으로 했다. 마지막 투수는 공이 너무 빨라 공략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늘 져서 너무 아쉽다. 다음에 만나면 꼭 설욕하겠다. 우리 선수들 모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너무 아쉽다. 힘낼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타석에 윤동희가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박영현이 돋보였다. 팀의 4번째 투수로 6회 2사 후 올라왔다. 결과는 1.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완벽했다.

특유의 강속구를 유감없이 뽐냈다. 대만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허공을 갈랐다. 이날 등판한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강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날 홍콩전에도 등판했다. 8회초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쐈다. 2경기 연속 무실점에 2.1이닝 5탈삼진이다. KT의 필승조가 대표팀의 수호신이 됐다.

박영현도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는 그냥 넘겼다. 소속팀 KT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2경기 뛰었는데 어떻게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위기 상황 속 등판했지만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홍콩전에서는 마운드나 경기장에 적응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 것 같다. 오늘 대만전은 완벽히 적응했다. 제구도 그렇고 구속도 잘 나왔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태극마크를 생각하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피칭을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비록 대만에 패하기는 했지만, 한국은 아직 탈락한 것이 아니다. 태국을 잡으면 2승 1패로 슈퍼라운드에 갈 수 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두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리고 상황을 봐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각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출발이 좋은 윤동희와 박영현은 계속 페이스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아시안게임 4연패도 있다. 패배의 충격이 크지만, 최소한 2명은 건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