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함상범 기자] 연예계에서 실제 친구로 유명한 배우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에게 500평의 땅이 주어졌다. 새파란 잎이 가득한 시골 농촌에 벌거숭이 같은 논밭이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네 배우가 농작물에 울고 웃는 ‘찐 농사꾼이’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나영석 PD의 새 예능 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이하 ‘콩콩팥팥’)이다.
기획을 맡은 나영석 PD는 1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어느 날 이광수가 친한 친구가 있는데 ‘뭐 하나 할 거 없냐?’고 제안을 했다. 흔쾌히 하자고 했는데 이후 뭘 할지 많이 고민했다”라며 “물론 이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조금 다르다. 재밌게 나왔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출연자가 먼저 제안한 ‘콩콩팥팥’, 왜 나영석인가?”
KBS2 ‘1박2일’ 때부터 출연자를 괴롭히는 데 능한 나영석 PD의 장기가 ‘콩콩팥팥’에서 발휘될 전망이다. 제작진은 네 배우에게 막무가내로 농사를 시키는가 하면, 각종 먹거리 결제도 직접 하게 만든다. “시즌2는 하지 말자”고 할 정도로 고생이 훤히 보인다.
빛나는 외모에 젠틀한 성품이 돋보이는 배우 김우빈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진실된 얼굴을 보여줄 전망이다. 워낙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그의 얼굴이 나온다.
김우빈은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경험하지 못한 방송을 한 것 같다. 떨리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며 “‘시즌2를 하지 말자’고 했던 얘기는 개인적으로 시즌7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금요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BS ‘런닝맨’을 비롯해 예능에서는 6각형 스탯을 자랑하는 이광수는 이번에도 분위기 메이커다. 모든 웃음이 이광수로 시작해, 이광수로 끝난다.
앞서 이광수는 김우빈과 ‘어쩌다 사장2’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광수는 “차태현, 조인성 두 형 모두 친하고 좋아하지만, ‘어쩌다 사장2’에서는 기분 좋게 숨통이 조이는 맛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정말 자유롭고 편안하게 여행 온 기분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런닝맨’과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등을 함께 한 조효진 PD와 막역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PD와 친분이 두텁다. 그런 가운데 그가 왜 나영석 PD를 콕 찝어 선택했는지 궁금증이 커졌다.
이광수는 “이런 질문은 상상도 못했다. 정말 많은 은혜를 입은 가족 같은 조효진 PD 사랑한다”며 “저와 함께 작업한 PD들은 내가 뭘 재밌게 하는 지 잘 안다. 나도 그 PD님이 원하는 걸 잘 안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 뭔가 나 PD님과 새로운 그림을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 혼자만 선택한 게 아니다. 저희 네 명 모두 나영석 PD님 방송을 좋아했다. 저희끼리 얘기하면서, 나 PD님과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편하게 하는 여러 모습을 잘 편집해주시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막내 도경수는 형들의 배고픔을 책임지는 요리사로 변모한다. 뛰어난 일머리는 물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요리 솜씨에 형들은 고생해서 지친 몸이 사르르 녹았다고 입을 모았다. 도경수는 “형들과 함께해서 재밌었다.개인적으론 농사 일에 자만심을 가졌다. 유튜브나 이런 걸 봤어도 못할 정도였는데 안 봐도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주 큰 오산이었다. 물론 하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기방은 예능 샛별로 등장한다. 조인성을 비롯해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한 김기방은 가장 뛰어난 농사꾼으로 활약한다. 중간 중간 비치는 하이텐션이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김기방은 “사람 스트레스 없이 정말 행복했다. 설렘을 갖고 농사를 지으러 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우빈일까 이광수일까? 나영석 PD의 새 페르소나는 도경수?
나영석 PD의 대표적인 페르소나는 이서진이다. ‘1박2일’에서 처음 만나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를 넘어 ‘윤식당’, ‘윤스테이’, ‘이서진의 뉴욕뉴욕’까지, 이서진과 늘 새로운 기획을 해왔다.
이번 네 명의 배우들 역시 나영석 PD에겐 군침이 돌만한 인재들이다. 인간적인 김우빈과 최고의 예능감을 가진 이광수, 귀여운 막내 도경수와 사랑받는 맏형 김기방까지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나 PD는 “새로운 기획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대체로 케미스트리를 지켜보려고 했다. 그러던 중에 몰랐던 매력을 많이 느낀 출연자는 도경수”라며 “네 사람이 치고박고 다투고 화해하고 정신이 없을 때 도경수가 뭘 하나 봤더니 말을 안 듣고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었다”며 “계획을 잘 세우고 묵직하게 추진하는 막내다. 앳된 얼굴 뒤에 야생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까지, 나영석 PD는 제작진이 짜 놓은 큰 판에, 출연자가 그려내는 리얼리즘 웃음을 작품 의도로 추구해왔다. ‘콩콩팥팥’은 이전보다 더 자유로워졌고, 리얼리즘은 더욱 짙어졌다. 500평의 땅 위에 출연자 넷과 제작진 네 명이 전부였다. 현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기 위함이다.
나영석 PD는 “출연자 네 명에 500평 정도 되는 촬영장게 가면 보통 30명 넘는 스태프들이 있다. 이번에는 출연자 네 명과 PD와 작가 네 명만 있었다. 정말 캐주얼하게 촬영했다”며 “여기 현지에 계신 분들과 친해졌다. 일반인 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담았다. 스태프가 많고 카메라가 많으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적은 인원으로 스스럼없이 친분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갖고 있는 테마는 홈비디오였다. 이들의 뜨거운 여름과 주말 농장을 홈비디오처럼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콩콩팥팥’은 오는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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