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목포=강예진기자] “국내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해외에 나가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낼 수 있어요.”
우상혁은 18일 전남 목포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높이뛰기 남자 일반부 결선에서 2m3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회 4연패이자, 통산 8번째 금메달이다. 우상혁은 충남고 시절인 2013, 2014년과, 서천군청 소속으로 나선 2015, 2016, 2018, 2019, 2022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2020년 전국체전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고, 2021년은 고등부 경기만 열렸다.
이날 가장 마지막에 나선 우상혁은 2m15를 가볍게 넘은 뒤 2m21도 1차시기 만에 성공했다. 2m27을 넘지 못했지만 곧장 2m32로 과감하게 높이를 올렸다. 2m32는 1차시기 만에 넘으면서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우상혁은 포효하며 기뻐했다. 한국 신기록인 2m37에 도전했지만 1,2차시기 모두 실패한 뒤 대회를 마무리했다.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 기록을 경신하며 혼자만의 싸움을 지속해야 하는 우상혁이지만 그는 “외로운 건 없다. 혼자만의 싸움에서 이겨야 승부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올라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내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해외에 나가서 경쟁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내에서 외롭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경쟁하면서 꾸준하게 올라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은 지난해 전국체전 때 경미한 발목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 2월에는 부비동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사실 부비동염 수술로 인해 숨을 쉬지 못했는데, 꾸역꾸역 참았다. 전국체전 이후 3개월 동안은 스피드, 웨이트, 코어 밸러스 훈련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아쉬웠고, 실내 시즌을 건너뛴 것 또한 아쉽지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몸을 잘 만들어서 파리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달려보겠다”고 했다.
쉼 없이 달려온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상혁은 올해 2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아시아실내선선수권대회 2위(2m24)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9월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3위(2m31)에 오르며 한국 선수 최초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티켓을 따냈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는 2m35를 넘으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 육상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달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서 2m35를 넘지 못하고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막혀 2대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지난해에는 경미한 부상이 있어서 제대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에는 (전국체전에서) 2m32라는 기록을 세웠다. 잘 마무리해서 기분 좋은 경기였다”며 “매번 2m37에 도전하고 있지만 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부상 없이 2m30을 10번 가까이 뛰었다. 내년에는 2m37, 40을 넘을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다. 우상혁은 “훈련을 통해 경험치를 쌓는 게 중요하다. 올해는 파리 올림픽 전 해인데 그런 부분들이 잘 쌓였다. 그래서 올림픽이 너무 기대된다. 이제는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준비하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휴식기를 어떻게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 우상혁은 잠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행복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일단 너무 배고프다. 지난해 10월부터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왔다. 올라가면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먹을 생각이다”라면서 “고기도 많이 먹고, 일단 치킨을 먹고 싶다. 올해 5번도 먹지 못한 것 같다. 먹는 게 나의 낙인데 갑자기 울컥한다”라고 했다.
휴식기 동안 바를 넘지는 않지만, 훈련은 쉬지 않는다. 우상혁은 “75kg 정도 유지해야 한다. 훈련을 아예 안하는 게 아니라, 먹으면서 워밍업을 통해 근력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더 높이 뛸 수 있다. 올림픽 전까지 근력을 올리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일정은 김도균 코치와 상의 후 결정한다. 우상혁은 “나는 코치님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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