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되면서 광고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드래곤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광고모델로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에 따른 위약금 문제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패션의 아이콘으로 여러 광고와 브랜드 모델을 도맡아온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그를 광고 모델로 써온 일부 브랜드들이 ‘손절’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와 제품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일부 브랜드들은 지드래곤이 등장한 광고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26일 자사의 공식 채널에서 지드래곤이 모델로 등장한 광고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지드래곤은 올 초부터 BMW ‘뉴XM’의 홍보대사로 활동해왔으며 BMW코리아는 출시 행사장에 지드래곤을 초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가장 난감한 곳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샤넬이다. 지드래곤은 지난 2016년 아시아 남성 최초로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됐다. 오랫동안 샤넬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지드래곤은 활동 공백기 동안에도 각종 샤넬 행사에 초대돼 자리를 빛내기도 했으며 SNS나 공항패션을 통해서도 샤넬의 의상, 액세서리 등을 애용하며 ‘샤넬=지드래곤’의 이미지가 대중에게도 강하게 박혀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을 의심케 하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의심받는 영상과 사진에 샤넬 로고가 담긴 의상 등이 등장하면서 이미지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샤넬은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관련 사안은 인지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지드래곤의 영상과 사진을 삭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추후 경찰 조사에서 지드래곤이 마약을 투약한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샤넬 역시 ‘지드래곤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나이키는 지드래곤이 전속모델은 아니지만 운동화 등 신발부터 점퍼, 바지 등 의류 등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리셀가가 무려 4000만원까지 호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지드래곤과 나이키는 2019년부터 지속해서 협업했다.

일각에서는 광고주들이 지드래곤을 상대로 위약금 청구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광고 모델이 법 위반 등으로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경우 광고료의 2배에서 3배에 이르는 위약금을 지불한다는 조항을 계약 사항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위약금 수준이 얼마가 될지는 섣불리 짐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드래곤의 경우 지난 2018년 발매한 ‘꽃길’을 마지막으로 빅뱅 활동 휴지기에 들어갔고, 이후 SNS 활동 외에는 음악작업 등 본업을 하지 않고 있다. 각종 영화, OTT 작품에서 활약하며 맡고 있는 광고가 10여개 이상으로 100억이 넘는 위약금을 물 위기에 놓인 유아인보다는 위약금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명품 브랜드인 샤넬의 이미지 실추가 크기 때문에 만약 샤넬이 지드래곤에 위약금과 피해보상을 요구할 경우 그 액수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드래곤은 “저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언론에 공개된 ‘마약류 관리 법률 위반’에 관한 뉴스 보도 내용과도 무관함을 밝힌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설령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해당 광고 모델이 일정 부분의 원인이 됐다면 광고주가 위약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JY법률사무소 정총명 변호사는 스포츠서울에 “광고모델 등 계약시에 통상 품위유지의무 조항을 넣는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나거나, 또는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대응 방식 등으로 인해 연예인 이미지가 추락하고 그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도 같이 하락한다면 위약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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