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리플리 증후군, 현실세계를 부정하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뜻하는 용어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 씨’(1955)에서 기인한 이 단어는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로 대중에게 잘 알려지게 됐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의 재혼 상대로 소개됐다 사기행각이 들통난 전청조는 리플리 증후군의 대표적인 예다. 재벌가 혼외자, 해외 승마 유학, 세계적인 IT 기업 임원 등 그가 내세운 경력은 모두 거짓이었다. 무엇보다 남성과 여성을 오가며 성행위와 결혼까지 한 그의 대담한 사기 행각에 국민들은 혀를 내둘렀다.
전청조 뿐만 아니다.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사기꾼은 미디어의 오랜 화두였다. 영화 ‘화차’, 쿠팡플레이 ‘안나’,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는 사기꾼을 다룬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아내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사라진 약혼자 찾아 나서는 영화 ‘화차’
지난 2012년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영화 ‘화차’는 갑자기 흔적 없이 사라진 약혼자 선영(김민희 분)을 찾아나선 문호(이선균 분)의 고군분투를 담은 작품이다.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실화를 바탕으로 집필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은 일본 역대 추리소설 베스트 10위안에 들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 속 문호는 사라진 선영을 찾아 나선 뒤 그녀의 이름을 비롯, 선영의 모든 게 거짓이라는 사실과 함께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난 마음먹은 건 다 해요” 수지 일품 연기로 호평받은 쿠팡플레이 ‘안나’
수지의 연기로 호평받은 드라마 쿠팡플레이 ‘안나’(2022)도 타인의 인생을 훔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가난한 집안 출신인 유미(수지 분)는 자기 능력을 펼치기 위해 부잣집 딸 안나(정은채 분)의 인생을 훔친다. 그렇게 교수로, 정치인의 아내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결국 진짜 안나의 등장으로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한다. 이처럼 자신의 욕심을 위해 욕심을 채우던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 한국엔 전청조, 해외에서는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
한국에 전청조가 있다면 미국에는 애나가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나만들기’(2022)는 러시아계 독일인 애나 소로킨이 부유한 집안 상속녀인 애나 델비 행세를 하며 미국 뉴욕 사교계에 파문을 일으킨 실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실존인물인 애나 소로킨은 지난 2017년 약 200달러(한화 약 27만 원)의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아 체포된 뒤 4년간 복역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비자 만류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으나 SNS 금지 및 전자발찌 착용, 가택연금 등을 조건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다.
애나 소로킨은 수감 당시 자신의 IP를 넷플릭스에 넘겨 수억원을 벌었다. 아울러 그의 집에 유명인사를 초대하는 리얼리티 쇼도 제작된다. 추후 전청조 역시 애나 소로킨처럼 자신의 사연을 드라마와 쇼로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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