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오)원석이 등번호 봤어요? 깜짝 놀랐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이 대구에 소집됐다. SSG에서는 최지훈(26)과 오원석(22), 조병현(21)이 갔다. 소집 후 오원석의 등번호가 화제가 됐다.

APBC 대표팀은 지난 5일 대구에 모였다. 지정 숙소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후, 6일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8일에는 상무와 첫 번째 평가전도 치렀다. 10-3 대승을 거뒀다.

9일 하루 휴식을 취했고, 10일부터 다시 훈련을 진행한다. 11일 상무와 두 번째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후 14일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원석은 11일 평가전에서 상무팀 소속으로 나섰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노히트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원석은 “좀 더 올려야 한다. 공인구도 아직은 어색하더라. KBO리그에서 쓰던 것과 다르다. 던지면서 적응해야 한다. 실점은 없었지만, 좋은 투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이었다.

대표팀 발탁 소감도 남겼다.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한 면은 있다. 책임감도 든다. 청소년 대표는 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느낌이 다르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지 않나”고 발탁 소감을 남겼다.

가장 눈길이 쏠린 쪽은 등번호다. 29번을 달았다. 팀에서는 47번이지만, 대표팀에서는 29번이다. 최지훈은 대표팀 소집 후 “원석이 등번호 봤나. 깜짝 놀랐다. 29번을 달고 있더라”며 웃었다.

29번은 대선배이자 에이스 김광현의 상징과 같은 번호다. 잠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자리를 비웠을 때도 구단이 임시결번으로 지정해 아무도 달지 못했다. 돌아온 이후 자연스럽게 29번을 다시 달았다.

오원석은 “처음에는 47번이나 33번을 달려고 했다. 다 주인이 있더라. 안 된다고 해서 29번은 되는지 물었더니 된다더라. 그래서 달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기도 하고, 또 김광현 선배님 번호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또한 “솔직히 29번이 무게가 있지 않나. 내가 잘해야 한다. 새롭게 다짐하게 된다. 못 던지면 안 될 것 같은 번호라고 할까.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계속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대회는 16일 시작된다.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후 잠시 쉬다가 다시 던진다. 3~4일 정도 쉬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 거의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 해도 무방하다. 얼마나 잘 컨디션을 올리느냐에 달렸다.

16일 낮 12시 호주전, 17일 저녁 7시 일본전, 18일 저녁 7시 대만전이다. 이 3경기 결과에 따라 19일 결승전을 치르느냐, 3위 결정전을 하느냐가 갈린다.

어쨌든 선발이 4명은 필요하다. 대표팀에는 오원석을 비롯해 문동주, 곽빈, 원태인, 이의리, 최승용 등 선발 자원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부터 투입하겠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호투를 선보였던 문동주와 원태인이 유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곽빈도 애초에 류중일 감독이 에이스라 했던 투수다. 한 자리 정도 보인다. 오원석이 잡아야 할 자리다.

반드시 선발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전이기에 총력전은 필수다. 선발이 짧게 던지고 내려오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국제대회에서 선발로 등판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마다할 이유는 없다.

오원석은 “도쿄돔을 두고 일본야구의 성지라 하지 않나. 국제대회 때마다 많이 봤던 곳이다. 옛날부터 던져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왔다.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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