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318억원짜리 돈 잔치가 끝났다. 32차례 경쟁 끝에 다관왕도, 생애 첫 승리를 따낸 선수도 나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시즌 일정을 마무리하고 성대한 시상식을 준비 중이다.
이번 시즌 KLPGA투어는 32개 대회 318억원 규모로 열렸다. 역대 최다 규모. 볼거리도 풍성했다. 시즌 막판까지 다관왕 경쟁이 펼쳐졌고, 신인왕 레이스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어느 해보다 많은 신인이 등장해 ‘화수분 명가’ 전통도 이었다.
가장 도드라진 선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이예원(20·KB금융그룹). 데뷔 시즌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우승 없이 신인왕을 거머쥔 이예원은 올해 4월 치른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오픈에서 생애 첫 승 감격을 누렸다. “무관 설움을 꼭 덜고 싶었다”고 밝힌 이예원은 “첫 승 했으니 지난해처럼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다승자가 되고 싶다”고 각오했다.
그 말대로 6월 치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더니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로 치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메이저퀸 자리에 올랐다. 시즌 3승을 따낸 그는 29개 대회에서 28차례 컷통과해 ‘꾸준함의 대명사’로 각인했다. 이예원이 벌어들인 14억2481만7530원은 역대 한 시즌 상금 3위다.
상금왕뿐만 아니라 위메이드 대상포인트 651점을 챙겨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고, 70.7065타로 평균타수 1위까지 차지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신인왕을 따낸 바로 다음 시즌에 ‘대세’로 자리매김해 박민지(25·NH금융그룹)를 잇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예원이 화려한 시즌을 치렀다면, 임진희(25·안강건설)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임진희는 시즌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2023 우승으로 이예원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 등을 제치고 다승왕(4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2승에 그쳤던 임진희는 이번 시즌에만 4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금 11억4583만5048원으로 역대 세 번째 두 명 이상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 기록을 작성했고, 대상포인트 2위(628포인트), 평균타수 3위(70.9895타) 등에 오르며 이예원에 버금가는 이슈몰이를 했다. 임진희는 올해 최다버디(332개)로 ‘버디퀸’ 반열에 올랐다.
임진희와 이예원 박지영이 10승을 합작했는데, 무려 10명의 생애 첫 승리자가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이예원이 국내 개막전 우승으로 스타트를 끊은 이래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이주미(28·골든블루),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최은우(28·아마노)까지 3주 연속 첫 승리 달성자가 탄생했다.
등장과 동시에 ‘장타여왕’으로 구름갤러리를 불러 모은 방신실(19·KB금융그룹)과 작은 체격에도 돌격대장처럼 거침없는 샷을 뽐낸 황유민(20·롯데)은 E1채리티 오픈과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신인 데뷔 시즌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방신실은 평균 드라이버 거리 262.4734야드로 ‘장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데뷔 후 다섯 경기만에 2억원, 일곱 경기만에 3억원을 돌파해 최소경기 상금 돌파 기록을 경신했다.
이주미와 최은우뿐만 아니라 박보겸(25·안강건설) 마다솜(24·삼천리) 서연정(28·요진건설) 박주영(33·동부건설) 등 베테랑들이 감격의 첫 승을 달성해 ‘포기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시즌 생애 첫 우승자 10명은 2017년과 더불어 최다 타이기록이다.
방신실과 황유민이 데뷔 시즌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지만 신인왕은 ‘무관의 루키’ 김민별(19·하이트진로)에게 돌아갔다. 데뷔 때부터 3인3색 매력을 뽐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는데, 김민별이 신인상 포인트 2969점을 얻어 최고의 신인에 선정됐다. 우승은 없지만 상금순위 6위(7억4575만3001원) 대상포인트 3위(516점) 평균타수 10위(71.4831타) 등 주요부 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꾸준함을 입증했다.
영광의 수상자는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KLPGA는 이날 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치열했던 시즌에 마침표를 찍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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