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벼랑 끝이다. 이제 ‘대승’만이 살길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U-17)은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했다.

조별리그 2연패다. 미국(1-3 패)과 1차전에 이어 또다시 패배를 안은 한국은 16강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대회는 24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 팀과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프랑스(승점6·득실차 +4), 미국(승점6·득실차+3)에 이어 3위에 매겨졌다.

직전 미국전과 마찬가지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분 만에 부넵의 코너킥이 페널티 아크 부근으로 향했고, 마티스 아무구가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가 각도를 좁혀 마크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동점골을 노렸지만, 전반전은 체격과 힘 싸움에서 열세였다. 오히려 프랑스에 뒷공간을 자주 허용하면서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후반엔 한국이 공세를 퍼부었다. 체력이 떨어져 발이 무거워진 프랑스를 상대로 강점인 좌우 윙어를 활용해 상대 골문을 겨냥했다.

하지만 패스 실수가 잦았다. 반격 상황에서 프랑스 진영까지 공을 몰고갔지만, 패스 실수로 흐름이 끊기거나 역습 기회를 내주는 장면이 많았다. 왼쪽의 양민혁과 오른쪽의 김도영, 중원의 백인우가 기회를 만들었으나 프랑스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슛 6개를 때리면서 4개를 유효슛으로 연결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미국전에서는 슛 23개로 상대(9개)를 압도했지만 한국은 1골, 미국은 3골로 결정력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날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따랐지만 문전에서 세밀함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경기 후 변성환 감독은 “강 팀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려 했다는 건 칭찬하고 싶다. 다만 이번 월드컵은 골운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두 경기에서 골대를 세 번이나 때렸는데 다음 경기 때는 운이 좀 따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다른 조 3위는 F조 멕시코(승점1·득실차-2)를 제외하고 모두 아시아 국가다. A조 인도네시아(승점2·득실차0) B조 우즈베키스탄(승점3·득실차0) C조 이란(승점3·득실차0) D조 일본(승점3·득실차-1)이 각 조 3위다.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를 순서대로 따져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한국은 오는 18일 부르키나파소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점 3을 챙기면서 ‘대승’을 거둬야만 16강을 기대할 상황이다.

변 감독은 “이제는 정말 뒤가 없고, 부르키나파소전에서 감독으로 책임감을 품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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