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무더위가 시작할 즈음이다. 체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 전준우(37·롯데)는 20대 어린 선수처럼 달렸다. 그는 “나같은 중장거리형 타자는 배트 스피드만큼 발 스피드도 중요하다. 30대 후반이지만, 빠른 배트스피드와 빠른 발을 유지하려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이 있다는 건 내가 증명해야 한다. 남이 알아주지 않으므로 더 열심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즌 138경기를 소화하면서 17홈런 77타점 타율 0.312로 자신의 각오를 성적으로 증명했다. 전준우는 “관심을 보낼 팀이 있지 않을까”라며 미소지었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다시 얻는데, 나이 때문에 저평가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담긴 얘기였다.

이런 그가 20일 롯데와 4년 최대 4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 대졸(건국대) 내야수로 자이언츠에 합류한 전준우는 불혹을 넘길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남기로 했다.

계약 직후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한다. 내 선수인생을 롯데자이언츠와 롯데팬과 온전히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홈팬의 열정적인 사랑과 응원이 생각나서 이곳을 떠나 야구한다는 상상을 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사직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롯데 팬”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이 좋은 계약을 안겨준 이유는 명확하다”고 밝힌 전준우는 “건강과 실력에 더해 리더십으로 팀과 젊은 선수를 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내에 가을야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올시즌 후 ‘우승청부사’로 불리는 김태형 SBS 해설위원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전준우는 “최고 명장인 김태형 감독과 야구하게 된다는 점에 벌써 기대가 된다. 겨우내 좋은 과정을 거쳐 결과로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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