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수원 삼성이 벼랑끝에서 살아남았다.
수원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FC서울과 슈퍼매치 라이벌 원정 경기에서 후반 터진 바사니의 왼발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이전까지 승점 29로 최하위였던 수원은 같은 시간 경기를 펼친 11위 강원FC에 승점 1이 뒤져 있었다. 강원이 승점 3을 얻고 서울에 패하면 최종전 결과와 관계 없이 최하위를 확정, 2부로 강등하는 상황이었다.
실제 강원은 안방에서 수원FC를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수원도 서울을 잡으면서 가까스로 1부 잔류 여부를 최종전으로 끌고가게 됐다. 강원이 승점 33으로 10위로 올라선 가운데 수원FC와 수원이 승점 32로 같다. 다득점에서 수원FC가 8골이 앞서 11위, 수원이 최하위다.
이미 1부 잔류를 확정한 서울은 승점 54로 제자리걸음, 7위를 유지했다.
김진규 서울 대행은 나상호~일류첸코~윌리안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기성용과 한승규가 허리를 지키고 이시영과 고요한이 좌우 측면에 뒀다. 김주성~오스마르~박수일이 최후방 수비에서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백종범이 지켰다.
벼랑 끝에 선 염기훈 수원 대행은 안병준과 웨릭포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아코스티, 고승범, 이종성, 바사니가 뒤를 바쳤다. 김태환~김주원~한호강~손호준이 수비진을 지켰으며 골키퍼 장갑은 양형모가 꼈다.
예상대로 양 팀은 초반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전반 25분까지 슛 3개씩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물러설 곳이 없는 수원은 전반 종반 몇 차례 기회를 잡았다. 전반 32분 손호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따내 골문 왼쪽으로 크로스했다. 아코스티가 달려들어 헤더 슛을 연결했는데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6분 뒤엔 역습 기회에서 아코스티가 다시 한 번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서울 수문장 백종범이 넘어지며 쳐냈다. 전반 44분엔 안병준이 문전에서 노마크 기회를 잡았는데 오른발 슛이 서울 수비 블록에 걸렸다.
수원은 전반 추가 시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웨릭 포포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때린 슛이 안병준 몸에 맞고 굴절됐고 골문 앞으로 흘렀다. 이때 바사니가 재빠르게 달려들어 발을 갖다 댔는데, 이번에도 백종범 슈퍼세이브에 돌아섰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가운데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일류첸코와 고요한을 빼고 지동원, 팔로세비치를 각각 투입했다. 후반 초반부터 공격 속도를 올렸다. 후반 3분 기성용이 위력적인 중거리 슛을 때린 데 이어 2분 뒤엔 윌리안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수원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6분엔 나상호가 페널티박스 왼쪽 지역에서 드리블한 뒤 오른발 슛을 때렸다.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움츠리던 수원은 후반 17분 바사니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슛 기회를 잡았으나 왼발로 감아찬 공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그러나 바사니는 1분 뒤 기어코 득점을 만들어냈다. 미드필드 중원에서 공을 따낸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빠르게 드리블 돌파, 서울 수비진이 물러나자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슛으로 오른쪽 골문을 갈랐다. 리그 3호 골.
염 대행은 웨릭 포포와 아코스티 대신 뮬리치, 김주찬을 내보내며 공격에 힘을 줬다.
후반 24분 수원은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역습 기회에서 바사니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골문 앞으로 침투 패스했다. 이때 뮬리치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고 회심의 논스톱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백종범이 저지했다. 수원 원정 팬은 탄식했다.
서울은 후반 31분 기성용이 윌리안의 침투 패스 때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들어 논스톱 슛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골문을 벗어나며 땅을 쳤다.
염 대행은 서울이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변화를 줬다. 후반 32분 안병준과 바사니를 불러들이고 전진우와 이상민을 투입했다.
지속해서 추격을 펼친 서울은 후반 43분 퇴장 변수까지 떠안으며 사실상 자멸했다. ‘캡틴’ 오스마르가 김주찬의 발목을 겨냥한 태클을 시도했다. 주심 박병진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쳤고,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감정이 격해진 양 팀 선수는 막판 몸싸움을 벌이면서 충돌했다. 코치진이 모두 뛰어나와 말렸다. 박 심판은 서울 코치진에 레드카드를 꺼냈다.
결국 서울은 더 반전하지 못했다. 수원이 바사니의 한 방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극적으로 승점 3을 따냈다.
한편, 서울은 이날 3만6007명 관중을 유치,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구단 최초로 한 시즌 4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썼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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