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다. 일단 2차 드래프트로 인한 전력 누수가 크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바라는 베테랑의 요구도 들어줄 수 있었다. 이미 준비된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보다 활기찬 팀을 만들 계획이다. LG가 2연패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일주일 동안 많은 이들이 떠났다.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이상규, 최성훈, 김기연, 오석주가 일찍이 지명받았다. 2라운드 1순위 오석주 지명으로 LG는 이미 피지명 상한선인 4명을 채웠다. 강한 선수층이 2차 드래프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차 드래프트가 끝은 아니었다. 2024 신인 선수들이 들어오는 만큼 정리했다. 지난 25일 12명의 선수가 2024시즌 보류 명단에서 제외됐다. 송은범, 서건창, 정주현, 임정우 등 과거 팀에서 핵심 구실을 했던 선수들과 이별했다. 송은범과 서건창은 새로운 기회를 원했고 구단은 이를 수락했다. 정주현은 현역 선수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 27일에는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베테랑 좌투수 진해수를 롯데에 보내고 롯데로부터 2025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전체 44순위)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 보류 선수 명단 제외, 트레이드를 통해 떠난 LG 선수들

2차 드래프트: 이상규(1라운드 한화 지명) 최성훈(1라운드 삼성 지명) 김기연(1라운드두산 지명) 오석주(2라운드 키움 지명)

보류 선수 명단 제외: 송은범 이찬혁 김태형 성재헌 임정우 서건창 정주현 김성협 최현준 이천웅 최민창 이철민

트레이드: 진해수

굵직한 이름이 많지만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는 정주현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정주현이 맡았던 백업 멀티 내야수 역할을 두고 “구본혁, 송찬의, 손호영 등이 내년에 기회를 얻을 것이다. (김)범석이도 1루가 되니까 1루로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과 손호영은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송찬의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장점이 있는데 외야까지 포지션을 확장해 기회를 엿본다. 미래 LG 주전 포수로 기대되는 김범석은 2024시즌 수비에서는 1루수와 포수를 오가고, 공격에서는 대타 혹은 지명타자를 맡는다.

언급된 선수들의 공통점은 ‘젊음’이다. 만 29세 손호영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구본혁은 만 26세, 송찬의는 만 24세, 김범석은 만 19세에 불과하다.

마운드도 그렇다. 2023시즌 기조를 이어가며 선순환을 꾀한다. 송은범, 이상규, 오석주, 최성훈, 진해수가 떠났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갔던 투수는 모두 지켰다. 내년에는 손주영과 이상영의 비중을 보다 크게 가져가며 더 빠르고 젊은 마운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염 감독은 “상영이는 내년부터 롱릴리프로 간다. 주영이는 (김)윤식이와 함께 5선발 한 자리를 번갈아 맡아줄 것”이라며 “주영이와 윤식이 모두 관리가 필요하다. 한 번 던지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열흘을 쉬고 돌아오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이)지강이까지 젊은 선발 투수 3명을 내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상무에서 전역한 이상영은 만 22세, 손주영은 만 24세에 불과하다. 이지강 또한 만 24세로 셋 다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 김윤식, 손주영, 이지강 셋이 최소 선발진 한 자리를 메운다. 이상영이 불펜에서 부족한 왼손 롱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모든 변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FA 임찬규와 함덕주, 새 외국인 투수, 그리고 미국 진출 가능성이 있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에 따라 전력이 요동칠 수 있다. 염 감독은 “찬규와 덕주 모두 의리를 지켜줄 것으로 본다”며 둘의 잔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FA 시장이 상대적으로 잠잠한 게 LG 입장에서는 청신호다. 이정용의 상무 입대로 선발 한 자리가 비지만, 임찬규가 다시 LG 유니폼을 입으면 임찬규, 최원태까지 4선발은 확정적이다.

이미 2024시즌 계약을 맺은 케이시 켈리와 원투 펀치를 이룰 외국인 투수 영입도 계획대로 되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고우석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2023시즌에도 LG는 고우석을 대신해 8명의 투수가 세이브를 올렸다. 백승현, 유영찬, 박명근 등이 세이브 상황을 이미 경험한 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즉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 더 강해진다. 이는 LG 구단이 모토로 삼은 ‘꾸준히 승리하는 팀’이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29년의 긴 기다림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으려 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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