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명가’를 자처하던 수원 삼성이 결국 충격의 강등을 당했다.

염기훈 감독 대행이 이끄는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FC와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면서 최하위가 확정됐다. 수원은 수원FC와 승점이 33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뒤졌다.

수원은 지난시즌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쳤다. 당시 FC안양을 극적으로 이기며 잔류했으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병근 감독이 지난시즌에 이어 지휘봉을 이어받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씻어내지 못하고 경질됐다.

그리고 김병수 감독 체제로 다시 출발한 수원은 조금씩 살아나며 김 감독의 색채가 입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부진이 이어지던 지난 9월 김병수 감독을 경질하고 플레잉코치를 역임하던 염기훈을 감독 대행으로 급하게 선임했다.

염 대행 체제에서 수원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재미를 봤다. 투톱을 활용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36~37라운드에서는 수원FC(3-2 승)와 FC서울(1-0 승)을 연달아 꺾으며 기세를 올렸다. 잔류의 희망을 가까스로 부여잡았다. 특히 수원FC전에서는 1명이 퇴장 당한 상황 속에서도 대역전승을 일궈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수원은 수비 라인을 내린 뒤 역습을 노렸다. 강원이 주도권을 잡았다. 수원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 뮬리치, 김주찬, 김보경 등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으나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대로 홈에서 주저 앉았다.

강원 팬들은 “수원 강등”을 가열차게 외쳤고, 수원 팬들은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수원은 레전드의 길을 걷던 염 대행이 ‘소방수’로 부임해 팀을 살려보려 했으나 감독으로서의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염 대행은 이전까지 감독 경험이 전무했다. 결국 충격의 강등을 직접 막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