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정다워기자] K리그1 MVP에 선정된 울산 현대 수비수 김영권이 시상대에 올라 오열했다.

김영권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수상했다.

김영권은 올시즌 울산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투표 결과 김영권은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로 총점 44.13점을 확보하며 포항 스틸러스의 제카(41.76점)를 따돌리고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영권은 K리그1 베스트11,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시상대에 오른 김영권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오열했다. 구단, 주변 관계자, 부모 이야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내에 관해 언급하기 전 갑자기 울음이 터지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김영권 아내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을 통해 포착됐다.

시상식 후 김영권은 “가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데 축구를 하다 보니 그게 잘 안된다. 집에 소홀하고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다. 아내 혼자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데도 티를 내지 않고 나를 위해 일하는 게 보인다. 그게 너무 생각이 많이 났다”라며 울컥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이어 김영권은 “아내가 쐐기를 박았다. 내년에는 더 잘해야겠다고 말하더라. 책임감이 든다. 아내의 말을 들어야 가정이 평화롭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타 리그의 좋은 제안을 뿌리치고 울산에 남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사람인지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과 2~3시간 정도 면담을 하고 가지 않기로 했다. 감독님의 경험과 선택에 관해 많이 배웠다. 안 간 것에 후회는 없다. 남아 있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 자리로 충족이 된다”라고 밝혔다.

선수 생활 말년에 접어든 김영권은 “아시안컵 우승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가 될 것 같다. 울산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입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데 토너먼트에 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권은 대표팀에서 진심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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