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 거래금액이 최근 5년 중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회사 내부거래 비중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부당이익 제공 규제 대상 회사의 국내 계열사 간 거래 중 90%는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275조1000억원), 국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2%(477조3000억원)로 파악됐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4000억원이었다.

2021년(15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조5000억원 늘었다. 10대 집단의 구성이 지난해와 동일했던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다. 10대 집단의 구성이 달랐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3.9%로 공시 대상 집단 내부거래 비중(12.2%)보다 1.7%포인트(p)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도 1.0%p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4.6%p)였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국면에서 SK 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라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2.5%) 이었고, 한국타이어(62.4%)와 삼성(58.3%)이 뒤를 이었다.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지속됐다. 특히 총수일가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8.6%→11.7%, 3.1%p)하는 등 전 구간에서 전년 보다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넥슨(6.0%p), 에스케이(4.6%p), 포스코(4.2%p)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네오플 국내계열사와의 신규 매출액 발생과 넥슨게임즈 계열편입 영향 △SK는 지난해 국제유가에 따른 SK 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 △포스코는 포스코의 물적분할과 그룹 물류기능 통합 수행에 따른 계열사 물류계약 증가 영향으로 내부거래가 늘었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2.6%p)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호조로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LG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다만, 상표권 사용 거래 규모는 가장 크다.

지난해 상표권 유상거래 집단 수와 상표권 사용 거래금액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상표권 사용 거래규모가 연간 1천억원 이상인 집단은 5개며, 이들 5개 집단 거래금액 합계는 1조423억원에 달한다. 전체 유상거래 집단(59개) 거래금액(1조7760억원)의 58.7%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내부거래 관련 수의계약 비중이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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