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천=강예진기자] “확 바꿀 순 없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지난 1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IBK기업은행과 3라운드 홈경기서 세트스코어 0-3(19-25 13-25 19-25)으로 완패, 5연패에 빠진 뒤 고민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시즌 도로공사는 고민이 많다. 이 중 하나가 삼각편대 조합이다. 리시브를 생각하자니 공격이 애매하고, 공격만 생각하자니 리시브가 크게 흔들린다. 김 감독이 여러 선수의 포지션을 바꾸면서 라인업을 꾸리고 있는 이유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연패 탈출이 시급했던 도로공사는 아시아쿼터 타나차(태국)를 선발 아포짓으로 기용했다. 타나차는 원래 포지션이 아포짓이다. 그는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아포짓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는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뛰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지난 2라운드 정관장전에서 아포짓으로 출전해 시즌 최다 21점을 올렸고, 김 감독은 타나차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 포지션에 변화를 준 것이다. 또 외인 부키리치와 고의정을 아웃사이드 히터에 세우며 변화를 줬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기대했던 득점력이 저조했다. 이날 부키리치만이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18점) 득점을 올렸다. 뒤를 잇는 건 날개 공격수가 아닌 미들블로커 배유나(6점)와 최가은(5점)이었다. 1세트부터 교체로 출전했던 전새얀이 3점, 고의정은 2점이다. 타나차는 단 1점에 그쳤다.
김 감독은 이날 매 세트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일단 타나차가 풀리지 않자 그 자리에 ‘리시빙 아포짓’ 문정원을 투입했다. 또 고의정 대신 전새얀을 넣었다. 2세트에는 타나차가 아예 빠졌고, 부키리치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고의정과 전새얀이 아웃사이드 히터 조합을 이뤘다. 3세트에는 문정원이 아포짓에, 부키리치 전새얀이 아웃사이드 히터에 섰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 방증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지금 크게 바꿀 수 없는 실정이다.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면서 “(선수 기용이) 모험이라기보다는 컨디션을 보고 기용했다. 선수라면 경기 때 해줘야 한다. 전체적인 경기력이나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잡아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도로공사의 최대 강점은 ‘2인 리시브’다. 리베로 임명옥과 문정원이 중심을 잡으면 남은 공격수들이 다소 자유롭게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하지만 본 포지션이 아포짓인 선수가 셋이나 팀에 자리한다. 기존의 문정원과 외인, 아시아쿼터가 그렇다. 사실 공수를 오갈 수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팀에 고정되어 있다면 이러한 고민거리를 안지 않아도 되지만, 그것도 아니다. 2%씩 부족하다. 김 감독의 ‘조합’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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