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가수 서태지가 크리스마스 기념 생존 신고를 남겼다.
서태지는 25일 개인 채널에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 1년을 돌아보게 된다. 여러분도 그런 때가 되길 바란다”며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그는 “작년에 제가 쓴 글이 분위기가 처져 있어 팬들에게 괜한 걱정을 하게 한 것 같다. 여러분들이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다”며 “표현하기는 좀 조심스럽지만 부모님과 좀 더 가깝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았다. 가족들은 물론 잘 지내고 있고 특히 딸 담이가 많이 자라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지내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다”고 그간 가족들의 소식도 전했다.
서태지는 이날 영화의 포스터로도 쓰인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1집 때 저화질 사진을 인공지능(AI)로 화질을 개선했다. 요즘 AI 발전이 빨라 반갑기도 하지만 엄청 두렵다. 다가올 세상에 관해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 ‘교실 이데아’(1994), ‘컴백홈’(1995) 등 한국 사회를 꼬집는 노래를 썼던 그 다운 고민을 털어놨다.
또 서태지는 여느 학부모처럼 딸 담이의 성적표를 보고 걱정했다. 그는 “얼마 전 담이가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주의가 산만하고 장난이 심함’이라고 쓰인 문구가 제가 학창 시절에도 쓰여 있던 기억이 있어 함께 폭소했다”고 딸과 다정한 일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리고 오늘로 나의 비밀 산타 역할은 끝난 것 같다. 올해부터는 담이가 추측이 아닌 확신 하고 있다”라고산타 대리인 역을 종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태지는 이 외에도 성격유형검사인 MBTI검사에서 INTJ가 나왔으며 최근 본 영화와 드라마 등 소탈한 일상을 전했다.
이를 본 팬들은 “성탄절의 기적은 있었다”, “컴백은 언제 하냐?” 등 반응을 남겼다.
아래는 서태지의 전문.
2023 크리스마스의 소소한 생존신고!!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안녕~ 우리 팬들 한 해 동안 건강히 잘 지내고 있었나요?
벌써 일 년이 휙~ 지나갔어요 (나이도 훅 먹고 ㅠ) 아무튼 많이 보고 싶었겠죠? · ·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 1년을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1년을 조각내면 8,760 시간 이라는데
여러분의 시간에도 뜻깊은 순간들이 새겨져 있기를 바랍니다~
나도 여러분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내가 쓴 글이 조금 다운되어있어서 팬들에게 괜한 걱정을 하게 한 것 같아요.
사실 여러분들이 걱정할 만한 일이 있던 건 아니었어요.
표현하기는 좀 조심스럽지만 부모님들과 조금 더 가깝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다만 우리 팬에게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커서 글이 좀 무거웠던 것 같아요
아무튼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물론 우리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고요. 특히 담이가 많이 자라서 할미 하비랑 절친처럼 지내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네요 · ·
얼마 전 25주년 공연 상영으로 오랜만에 우리가 극장에서 만나게 되었죠?
좀 오래된 공연이라 걱정했는데 이렇게나 많이 찾아와주어 감동했어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팬들을 보니 역시 멋지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도 들었고요
영화 포스터에 사용된 사진은 1집 때의 저화질 사진을 AI로 업스케일링을 한 건데요
요즘 AI 발전이 너무 빨라서 반갑기도 하지만 엄청 두렵기도 해요. 다가올 세상에 대해 고민하게 하네요 · ·
오늘 나의 2023년을 쭉 돌아보니 비교적 소소한 일상들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그냥 두서없이 소소한 이야기를 편하게 해볼까 해요
음.. 일단 올해는 가족들의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여기저기가.. 으.. 그리고 내 미모에도 노화가 ㅎㅎ
같이 늙어가는 울 팬들도 (송아지들 제외) 나와 같을 거예요 그쵸? ㅎㅎ
그동안 운동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안 하면 영생에 실패하고 빨리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씩이나마 하고 있어요
팬들 역시 체력이 가장 중요하니 열심히 운동하고 꼭 함께 영생하자고요.
그리고 올해는 마우이를 다녀왔어요.
과거에 화보나 뮤비 촬영차 몇군데 방문한 적은 있지만 여행만을 위한 열대섬은 처음이었어요
아직도 트로피컬 피버를 앓을 정도로 그 특유의 온화한 날씨와 분위기만으로도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그런데 몇 달 후 아름다운 그곳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슬프고 화가 나기도 했어요.
올해 담이의 학교가 멀리 이사를 가서 우리도 따라가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나는 거의 이삿짐센터에 집 수리공이 되어 있네요 · ·
그리고 얼마 전 담이가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주의가 산만하고 장난이 심함”이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
사실 나도 초3 때쯤 받은 성적표에 100% 동일한 문구가 쓰여 있었던 게 기억나서 담이랑 같이 폭소! (엄마는 한심하다는 듯 째려봄ㅋ)
암튼 그래서 갑자기 MBTI이 궁금해서 온 가족이 MZ 세대들만 한다는(?) MBTI 검사를 해봤는데요
사실 처음엔 안 믿었는데 직접 해보니 사람들의 성향을 체계적으로 잘 분류해 놓은 것 같아 신기했어요.
나는 INTJ 라고 나왔는데 음.. 그럴싸하지만 실은 개선할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군요.. ㅎ
(아.. 그리고 오늘로 나의 비밀 산타 역할은 끝난 것 같아요. 올해부터는 담이가 추측이 아닌 확신을 하고 있어요. )
나는 여전히 맛리크루 할리라예~와 RC 비행기도 가끔 즐기고 있고요. 며칠 전엔 영화 ‘리브더 월드’를 보고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고 있어요 ㅋ
아! 올해의 드라마는 똑바로 해도 거꾸로 해도 우영우!! (라고 자신 있게 쓰고 방영 일을 찾아보니 2022년이었군요 ;;)
이렇게 주저리 쓰다 보니 오랜만에 팬들과 수다를 떠는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 ·
올해는 특별한 계획이 없이 지내다 보니 내년엔 더 많은 꿈을 꿔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어요
우리 팬들도 세월에 지치지 말고 많을 꿈을 만들고, 이루기를 바라요
그리고 얼른 그 꿈들을 함께 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2024년.. 모두 건강하고 좋은 추억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라고요
나도 팬들과의 추억, 그리고 희망을 마음 가득히 품고 잘 지낼게요~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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