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맥류는 혈류 장애로 인해 정맥이 정상 이상으로 부풀어 오르고 뒤틀리는 증상을 말한다. 다리에 생기는 하지정맥류의 경우는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지만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외음부정맥류의 경우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외음부정맥류(vulvar varicose veins)는 임신한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임신으로 인해 혈액량이 증가하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수치가 변하면서 혈관의 평활근이 이완돼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생기는 게 일반적이다.
허벅지 안쪽이나 회음부 부근에 묵직한 불편감과 이물감을 느껴지고 허리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정맥이 마치 라면 면발처럼 불거져 나온 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흔히 사타구니에 있는 대복재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유발되지만, 외음부 정맥류는 자궁 근처 깊은 곳의 외음부정맥 판막 부전에 의해 나타난다.
임신을 하면 골반 부위로 가는 혈류량은 증가하지만 하체나 외음부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느려진다. 이에 따라 혈액이 외음부에 정체되면서 정맥류를 일으킨다. 외음부정맥류 발병은 드물고 대부분 경증이다. 그러나 심한 경우에는 혈관이 부풀어 푸르스름하게 보이며, 울퉁불퉁해진다. 오래 서 있거나 운동량이 많을 때 또 성관계를 가질 경우 악화할 수 있다.
평소 정맥판막이 약한 사람이 임신하게 되면 외음부정맥류가 나타나기 쉽다. 하지정맥류를 경험한 여성의 5%에서 외음부정맥류가 발생하며, 임신 횟수가 많을수록,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외음부정맥류가 더 잘 생긴다.
임신 중 외음부정맥류는 임신 2~3기쯤 발생해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다가 출산 후 6주부터 점차 사라진다. 이 때문에 질식 분만이 방해받지도 않는다. 외음부정맥류는 혈류량이 적어서 분만 중 출혈이 나더라도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외견상 심하게 외음부정맥이 튀어나온 경우 음부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또 부부 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초음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출산 후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혈관치료가 필요한지 숙고해봐야 한다. 피부 위로 손가락 굵기 이상의 혈관이 돌출되는 경우에도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자칫 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음부정맥류 치료법으로는 초음파 유도혈관 경화요법 레이저치료, 정맥절제술 등이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고 골반을 압박하지 않는 의류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다리에 착용하면 정맥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식습관도 저염식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체내 수분량이 증가해 정맥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되도록 다리를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샤워는 아침보다 저녁에 하는 게 정맥혈 순환에 유리하며,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도 좋다.
아울러 임신 중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신경 쓰고 불편감이 느껴질 경우 외음부에 냉찜질해주면 도움이 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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