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 하락해 횡보 중이다. 16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7만2600원으로 전일 대비 1.76%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만전자’를 외치며,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진했던 지난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실적은 이미 현재 7만원대 주가에 반영된 것이며, 미래 메모리 업황이 양호할 것으로 보고 현재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부터 상속세 연부연납이 지속됐는데 오너일가가 상속세를 낼 때 매번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 현금, 대출 등 다양한 방식을 쓴다”며 “이번 블록딜로 상속세 4차 납부가 완료될 것인 만큼 사실상 오버행 이슈는 거의 해소됐고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가를 둘러싼 이슈 해결과 더불어 반도체 업황은 이미 바닥을 지났고, 이제 기지개를 켜는 중으로 본격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 삼성을 둘러싼 악재는 해결…10만전자 희망에 ‘빚투’까지

기관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총 3조 1326억원을 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조 7195억원, 1조 380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흘러내린 물량을 받아냈다.

앞서 지난 11일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11일 이 회사 보통주 총 2982만9183주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각한 삼성전자 지분은 홍라희 전 관장 0.32%(1932만4106주), 이부진 사장 0.04%(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 0.14%(810만3854주)다. 이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후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7조원과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1%, 35.03% 감소했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58조1600억원,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58%, 84.92% 줄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어도 이미 바닥을 다졌고, 올해 1분기부터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가 시장을 약세장으로 전환하는 재료가 되거나 혹은 반도체 주도력 약화의 서막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1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2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3896억원으로 지난해 말(2805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24%가량 하회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발표한 이후에도 신용잔고는 꾸준히 늘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종목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현재 반도체 업황이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으나 추후 개선되면서 앞으로 1∼2년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7만2000원대까지 찍었는데…“저가 매수 타이밍”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느리긴 해도 업황 바닥은 지나 개선 중이며, 상반기에 선진국 금리인하 사이클로 진입한다면 연말부터는 본격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주가 7만원 부근에서는 다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릴 만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한 성적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우려감을 나타냈으나, 아직 시장은 반도체주가 주도주이고, 이를 대체 가능한 영역이 없다는 것이다.

이대로 반도체주가 지속 주도주 지위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실적이 확인될 때까지 반도체 종목의 뚜렷한 주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모멘텀 등 추가 수요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나오는 지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당 모멘텀 여부에 따라 반도체 업황 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가이던스 상향 여부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1분기 말 전까지는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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