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더 높은 타율, 더 많은 득점을 바라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루는 덜 뛰면서 더 많이 사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더할 나위 없이 뜨거웠던 2023 한국시리즈(KS) 타선의 모습을 새 시즌에서도 펼쳐 보이려 한다. 오는 2월 애리조나 태양 아래에서 승리 공식 업그레이드를 다짐한 LG다.
KS에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결과가 좋았던 만큼 과정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 이를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적용한다.
LG 염경엽 감독은 “애리조나에서도 KS를 준비할 때와 마찬가지로 실전은 청백전 위주로 한다. 청백전이지만 선수 집중력도 좋았고 무엇보다 투수의 투구수를 쉽게 올리는 장점이 있다. 우리 팀끼리 맞붙으니까 다른 경기보다 투수를 두 배 활용할 수 있다”며 “청백전 5경기 정도 생각하고 있다. NC와 2경기까지 애리조나에서 7경기를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미국 마이너리그 팀과 실전도 고려했다. 작년에도 LG는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을 상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수히 많은 제도 변화 적응에 우선순위를 뒀다. 자동 투구 판정(ABS)부터 베이스 크기 확대, 시프트 제한 등이 개막전부터 시행된다. 후반기에는 피치 클락도 전면 시행될 수 있다.
달라진 제도에 적응해야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새로운 제도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훈련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면 플러스가 됐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 팀에 좌타자가 많은데 (오)지환이와 (김)현수가 작년에는 시프트에 많이 걸렸다. 이제 시프트가 제한되니까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염 감독은 일찍이 오지환과 김현수가 작년보다 더 나은 정규시즌을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22시즌 나란히 20홈런 이상을 터뜨렸을 때의 모습과 더불어 정확성도 갖출 수 있다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대했다. 오지환과 김현수 외에 홍창기, 박해민, 문보경, 문성주, 신민재 등 주전 좌타자들이 시프트 없는 환경에서 보다 많은 안타를 생산할 수 있다.
KS처럼 홈경기에서는 정확성, 원정 경기에서는 장타력을 앞세우는 이상적인 타격을 머릿속에 넣은 염 감독이다. KS에서 LG 타선은 팀 타율 0.331 팀OPS 0.931로 폭발했다. 타선의 힘을 앞세워 29년의 한을 풀었다.
시프트 제한은 수비에서도 LG에 날개가 될 확률이 높다.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 모두 수비 범위가 넓기 때문에 장점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2023시즌 LG는 실책 숫자에서는 128개로 최다 2위였으나 인플레이 타구 범타유도율(DER)에서는 0.686으로 4위였다.
염 감독은 베이스 크기 확대도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무려 268개의 도루를 시도했는데 도루 성공은 166개. 성공률은 62%에 미치지 못했다. 확률은 낮았지만 선수 모두가 주저하지 않고 뛰는 습관은 확실히 생겼다. 달라진 제도에서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지난 5일 “작년만큼 많이 뛰지는 않겠지만 도루 숫자와 성공률은 올라갈 것이다. 베이스 크기 확대로 도루 확률 자체가 올라가는 부분도 있고 선수들에게 좀 더 깊이 생각하면서 야구하는 것도 강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타격과 투구가 맞물려 돌아간다. 한쪽이 흔들려도 다른 한쪽이 순조롭게 풀리면 자연스럽게 톱니바퀴가 맞는다. 지난 시즌 초반 LG가 그랬다. 핵심 투수들이 부진과 부상에 빠진 채 시즌 초반을 보냈는데 타격의 힘으로 승리를 쌓았다. 6월부터는 마운드도 안정을 찾으면서 대업을 이뤘다.
다가오는 시즌도 마찬가지다.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 정우영과 함덕주의 수술로 인한 시즌 초반 이탈로 마운드는 변수가 많다. 반면 야수진은 핵심 전력이 고스란히 남았다. 다채로운 득점 공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면 시즌 초반 불펜 부상 이슈를 극복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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