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배우 백일섭이 졸혼 후 딸과 절연한 사연을 고백했다.
17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백일섭의 9년 차 졸혼 라이프가 전파를 탔다.
백일섭은 7년 만에 다시 만난 딸과의 관계 회복을 원했다. 그는 근황에 대해 “혼자 살고 있고 지금 벌써 졸혼한지 9년쯤 되어 가는데 혼자서도 편하게 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딸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딸이었다. 공부도 잘 했고 성실했고 빈틈도 없었다. 결혼해서 2년 터울로 3명을 낳고, 애들 육아한다고 작은 국숫집도 하고 참 현명한 딸이다. 각별히 나한테 귀중한 딸이다”라고 말했다.
백일섭은 “좋은 아빠가 되려고, 마음은 좋은 아빠가 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주변 환경, 집안 환경이 이렇게 돼서. 그도 그럴 것이 아내와의 관계 때문에 트러블이 잦았고 술 마시고 들어가면 소리 지르는 것밖에 더 한다. 서로 의견도 안 맞았다. 애들이 어렸을 때 그런 모습 보여줘서 아직 섭섭한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난 한다고 했는데 우리 딸한테 나쁜 아빠인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부녀 관계 회복을 위해 힘쓴 사람은 사위였다. 백일섭은 “졸혼 후 7~8년간 딸과 연락을 안 하다가 2023년 들어서 사위한테 전화가 와서 ‘지은이도 만나고 그래요’ 하더라. 대답을 못했는데 몇 번 전화가 왔다”라고 밝혔다.
백일섭은 “7년 만에 봤을 때는 손주들이랑 같이 있었고, 간단한 말을 했다. 늘 그랬듯 겉도는 대화만 오갔다. 직접 대화하는 게 없어서 (딸의 마음이 어떤지) 방향을 모른다. 장막이 껴있으니까. 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세상 하나뿐인데”라고 전했다.
그는 “남은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진실한 마음을 딸한테 전해볼까 한다. ‘사랑해’ 한번 말하고 싶다. 그 과정은 조금 오래 걸리겠지만 차근차근 하려 한다”라고 진심을 밝혔다.
백일섭은 자취 9년 차 집을 공개했다. 깔끔해 보이지만 군데군데 혼자 사는 흔적이 남아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반찬은 이웃들이 챙겨주고 있었다. 전현무는 “혼자 살면 저렇게 주변에서 챙겨준다”라고 공감했다.
백일섭은 집에서 1시간 떨어진 반려견 미용실을 찾았다. 화성, 청계, 판교를 지나 도착했다. 그는 “멀어도 일부러 거기로 간다. 미용, 목욕하는 시간에 내려와서 딸 국숫집에 가서 딸 얼굴 손주 얼굴도 보고 국수 한 그릇도 먹고. 평균 2주에 한 번, 길면 3주에 한 번 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딸의 국수 가게로 향했다. 메뉴판은 손주들이 직접 그려 눈길을 끌었다. 백일섭의 사위는 마카오와 홍콩에서 무역 사업과 요식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위는 “2021년 7월에 아버님한테 전화 드리고 아이들 사진도 보내드렸다. 근데 1년 정도 지나서 연락을 주셨다. 왜 바로 안 주셨는가”라고 물었다. 백일섭은 “나도 보고 싶었고 궁금했다. 난 오고 싶었다. 가게 오픈한 것도 알았다. 근데 네 장모 있을까 싶어서 (망설였다.) 네 장모 얘기 하지 말자. 우울하다”라고 답했다.
사위는 “저도 조금 더 빨리 연락을 드리고 싶었는데 지은이가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지은이가 처음에는 아버님한테 연락하는 걸 반대했었다. 뭐하러 구태여 시간이 7년 넘게 지나서 그러냐 했었다. 하지만 시연이, 필로, 시아가 클수록 ‘우리는 할머니는 계시는데 왜 할아버지는 없냐’는 의문을 갖더라”라며 “저는 가장 안심이 되는 게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만나뵐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백일섭은 사위와 단둘이 술자리를 가지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사위는 “제가 직언을 하자면 저는 아버님 졸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졸혼은 가장 큰 실수이지 않았나”라고 발언했다.
백일섭이 “어떤 점에서?”라고 묻자, 사위는 “차라리 이혼이면 남남인데 졸혼이니까 어떻게 보면 하나의 끈이 남아 있는 거 아닌가. 졸혼으로 인해 지은이와 모든 가족이 두 분 눈치만 보고 있다. 다 불안해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머님이 아프시다. 시간이 많이 안 남았지 않나.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했고’ 이런 말은 할 수 있지 않나. 40년간 미운 정도 정 아닌가”라고 말했다. 백일섭은 “안 된다. 사람이 정 떨어지면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8년쯤 되다 보니 이제 남보다 더 하다. 이제 남이 됐다. 돌아갈 길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사위는 “지은이는 아버님이 졸혼 선언을 하고 이제까지 단 하루도 편하게 못 잤다. 마음이 아프고 슬프니까”라고 설득했다. 그 후로도 사위의 설득은 계속 됐다. 사위의 용기를 낸 간절한 말에 백일섭은 “또 모르지. 딸하고 나하고 관계가 조금 풀어져서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 다음에 애 엄마하고의 관계는 지은이 말을 들을 수도 있고. 꼭 그런다는 건 아닌데 그때 가서 그 부분도 연구해볼 수 있다”라고 한층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사위는 “그 말씀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저는 아버님한테 한대 맞을 각오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전현무는 “엄청 용기를 내서 대화 이끌었지 않나. 대화 하셨을 때 솔직한 심정 어떠셨는가”라고 물었다. 백일섭은 “처음에는 진짜 귀싸대기 때리려고 했다. 듣고 나니까 딸하고 관계 개선도 바라고 있었고 나도 딸 싫은 아빠가 어딨나. 승연이를 보면 부럽다. 시간이 가면 진짜 아빠하고 딸하고 되는 거다”라고 답했다.
한편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세상 누구보다 가깝지만 때로는 세상 누구보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빠와 딸이 가슴 속 앙금을 털어놓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시간을 가지는 프로그램이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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