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K 콘텐츠 열풍 속에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김치 무역수지 적자 폭은 전년보다 2000만달러 넘게 줄었다.

21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김치 수출량은 4만4041t(톤)으로 전년의 4만1118t보다 7.1% 늘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의 4만2544t을 뛰어넘은 것이다. 김치 수출량은 2022년에는 4만1118t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다.

지난해 김치 수출 금액은 1억5561만7000달러(약 2000억원)로 전년의 1억4081만6000달러보다 10.5% 증가했다. 다만 종전 기록인 2021년(1억5991만5000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다.

김치 수출 중량과 금액은 5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50% 넘게 늘었다. 5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수출량은 3만t이 되지 않았고 수출액은 1억달러를 밑돌았다.

김치 수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효음식인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으로 해외에서 수요가 늘어난 2020년에 급증했다. 2020년 수출량과 금액은 각각 34.2%와 37.6%나 늘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수출량은 7% 늘고 수출 금액은 10.7% 증가했다. 그러다 2022년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진 가운데 김치 수출량은 3.4% 줄고 수출액은 11.9% 감소한 바 있다.

주요 김치 수출 업체는 대상,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다. 이 가운데 대상 ‘종가’ 김치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져 지난해 50%를 넘겼다. 2018년 38%에서 2022년 50%까지 높아지고서 지난해 53%를 차지했다.

대상 종가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16.8% 증가한 83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3700만달러)의 2.2배 수준이다.

종가 김치는 북미와 유럽, 대만·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했다. 일본 수출 물량 90%를,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의 80% 이상을 각각 현지인이 소비하며 북미와 유럽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일본이 제일 많지만,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해 미국 수출액이 일본을 처음으로 살짝 넘었다”고 말했다.

종가 김치는 미국에서 2021년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점차 입점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대상은 2022년 초 미국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있는 대상 LA공장은 대지 면적 1만㎡ 규모로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하다.

대상은 자동화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시장을 겨냥해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 김치 공장을 세우고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김치 수입 금액은 1억 6357만 6000달러로 3.4% 감소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 증가와 수입액 감소에 따라 김치 무역수지는 795만 9000달러 적자로, 적자 폭은 전년의 2858만 4000달러에서 2000만 달러 넘게 줄었다. 김치 수입액은 2022년에는 20.4% 증가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8만 6545t으로 전년(26만 3435t)보다 8.8% 증가했다. 고물가 속에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김치를 쓰는 데 대한 부담이 커지자 김치 수입량은 2년 연속으로 늘었다. 국내에 수입되는 김치는 거의 전량이 중국산이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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