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최근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리그와 소속 팀들 간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팀이 제기한 ‘수익 배분 구조 개선’과 관련해 LCK리그 측은 올해부터 기존 금액의 두 배 이상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봉합에 나섰다. 공동 입장문이 나오기 전 이미 인상(안)을 소속 팀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LCK리그가 풀어야할 과제는 남아 있다. LCK 팀들이 ‘지속가능한 리그를 위한 공동 입장문’에서 제시한 현안 중 ‘타 프로 스포츠 대비 현저히 적은 연간 경기 수’ 문제와 ‘LoL IP(지적재산권)와 연계한 확장성 있는 사업 모델 기획 및 실행’이다.
경기 수와 IP 수익화 사업 개선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리그 지속가능성을 위해 매듭지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LCK리그가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다.
연간 LCK 경기 수는 너무 적다. 스프링과 서머 리그(플레이오프 제외)를 합쳐 팀당 36경기에 불과하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은 몇 경기를 더 치르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경기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야구는 한시즌 팀당 144경기, 남자 농구는 팀당 54경기(모두 플레이오프 제외)를 치른다.
선수 연봉은 타 종목보다 높은데 경기 수가 너무 적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LCK 선수 최저 연봉은 6000만원인데 KBO리그 최저 연봉은 3000만원(1군에서 풀타임인 경우 5000만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복수의 팀 관계자는 “LCK 선수의 연봉이 KBO리그보다 훨씬 높지만 경기 수는 4분의 1 수준이다. 경기 수가 많아야 중계권료와 티켓판매가 늘어나 수익도 증가한다. 예전부터 경기 수, 대회 신설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LCK리그의) 의지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팬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발간한 ‘2023 e스포츠 실태조사’에는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1년 1048억원에서 이듬해 1514억원으로 44% 늘었다. 하지만 국내 e스포츠 팀을 보유한 7개 구단 매출은 같은 기간 329억원에서 199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홍보·마케팅 지출 심리가 위축돼 e스포츠 광고와 중계권 수입이 감소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선수단 연봉(감독, 코치 포함) 등 운영비는 계속 증가세여서 경기 수 확대는 수익 증대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많으면 e스포츠 광고와 중계료, 티켓 판매료 등이 증가해 각 팀에게 돌아가는 수익금도 늘어난다. 각 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IP 수익화 지원도 마찬가지다. 라이엇 게임즈와 LCK리그가 LoL IP를 활용한 수익화 사업을 지원해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타 메이저 지역 리그와 비교해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아쉽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국내 e스포츠 산업의 비중은 2015년 18.9%였다가 2021년에는 9.9%까지 떨어졌다. 콘진원에 따르면 2022년 국가별 e스포츠 누적 상금 규모도 중국(595억원), 미국(391억원)에 비해 한국(157억원)은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익 지원 및 사업 모델 다각화가 필요하다. 이 모델 중 하나가 IP를 활용한 2, 3차 저작물 제작 등이다. 타깃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야 한다. 이를 통해 각 팀은 글로벌 스폰서를 추가로 유치해 리그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파이가 크면, 나눠 갖는 몫도 는다.
복수의 팀 관계자는 “팀이 독자적으로 LoL 챔피언 등으로 굿즈를 만드는 등의 수익 사업을 할 수 없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만든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팀이 LoL IP를 활용할 수 있게 (저작권을) 풀어줘야 한다. 그래야 각 팀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해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외에 비해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작은건 구단 수익구조가 단조로운 것도 영향이 있다. IP를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스폰서십을 확장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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