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건강한 황희찬(27·울버햄턴)은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황희찬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후반 9분 교체 투입돼 저돌적이고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승리에 발판을 놨다.

황희찬의 투입 이후 대표팀의 답답하던 공격의 ‘혈’이 뚫렸다. 황희찬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창출, 공격 기회를 엿봤다. 황희찬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신경전도 견뎌내야 했다. 자연스럽게 사우디아라비아의 간격이 넓어졌다. 황희찬의 존재로 인해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활동 반경도 커졌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시선이 황희찬에게 쏠리면서 왼쪽 측면 수비수를 보던 설영우(울산 HD)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이뤄질 수 있었다. 설영우는 헤딩 패스로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을 도왔다.

단판 토너먼트에서는 결국 ‘한 방’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더욱이 이제부터 만나는 상대는 ‘약체’가 없다. 더욱이 대표팀은 손흥민과 이강인이 상대 수비진의 적극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특히 절정의 왼발 감각을 선보인 이강인은 2~3명이 붙어 그의 왼발 킥을 저지하고 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상대 견제에 시달리면서 대표팀의 공격도 쉽게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2~3차전에서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다행히 16강에서 조규성의 헤딩 득점으로 만회했다.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고, 패배는 탈락으로 이어지기에 신중함은 필요하나, 지나친 신중함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호의 8강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예전만큼의 전력은 아니나,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특유의 피지컬과 제공권을 앞세운 선 굵은 축구를 펼친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치른 4경기에서 1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는데, 16강에서 인도네시아를 만나 4골을 몰아쳤다.

호주전 역시 16강전과 마찬가지로 득점 기회는 많이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 골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 찾아오는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그만큼 과감함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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