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양=윤세호 기자] “계좌 번호 보내주세요.”
선배의 폭풍 칭찬에 쑥스러워하며 한마디를 건넸다. 창원 LG 신인 가드 유기상(23)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이어 간다.
유기상은 1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고양 소노와 맞대결에서 31분23초를 뛰며 15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2개를 넣은 것은 물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LG는 소노를 80-77로 꺾고 4연승을 질주, 단독 2위가 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유기상이 있었다. 유기상은 4쿼터 막바지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했다. 상대가 파울로 마지막 역전 기회를 바라봤으나 유기상은 흔들림 없이 자유투 2개를 완벽하게 넣었다. 1점차에서 3점차로 여유가 생겼고 소노는 마지막 공격을 제대로 시도하지도 못했다.
경기 후 유기상은 마지막 자유투 2개를 넣은 순간을 두고 “둘 다 넣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동료들도 모두 나를 믿어줘서 자신 있게 던졌다”고 웃으면서 “이겨서 다행이다. 하면 안 되는 턴오버도 나온 경기였다”고 이날 승부를 돌아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적응력이다. 신인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할 정도로 프로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준다.
유기상은 “컵대회 KCC전을 하는데 허웅 선배님한테 완전히 당했다. 그때 내 자신에 대한 심각성을 알았다. 수비를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절실하게 수비 훈련하고 실전에서도 수비했다”며 “이후 운 좋게 블록슛도 나오면서 기회가 주어졌다. 수비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의지를 다지고 하니까 좋은 모습도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옆에 앉은 양홍석은 유기상의 한마디 한마디를 미소 지으며 바라봤다. 그러면서 “유기상 선수가 신인왕을 받을 준비를 마쳤다. 우리가 지금 단독 2위인데 이대로라면 정규리그 후 멋지게 옷을 입고 시상식장에 나올 것”이라고 유기상의 신인왕 수상을 내다봤다.
덧붙여 “보통 신인들은 폭발하다가도 몇 경기 사라진다. 기상이는 그런 게 없다. 늘 꾸준하다. 수비도 꾸준히 잘해준다”고 후배를 향해 폭풍 칭찬을 이어갔다.
이에 유기상은 “선배님 계좌 번호 보내주세요”라고 웃으면서 “신인왕 경쟁하는 선수들 모두 예전부터 알고 봐온 선수들이다. (박)무빈이의 대표팀 승선을 축하하고 나는 매 순간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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